![신학기 신임 Sh수협은행장이 18일 서울 송파구 수협은행 본사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수협은행기를 전달받고 힘차게 흔들고 있다. [사진 Sh수협은행]](http://www.fetv.co.kr/data/photos/20241147/art_17319355868969_2f1e76.jpg)
[FETV=권지현 기자] "건전성과 안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성장을 추진하겠습니다. 모든 임직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기본을 지키며 조직의 성장을 이끄는 견고한 체계를 확립하겠습니다."
신학기 Sh수협은행장이 18일 취임했다. 수석부행장에 오른지 4년 만이다. 임기 2년 시작점에서 그는 '성장'을 연거푸 언급하며 임직원을 독려했다.
1968년생인 신학기 신임 행장은 동아대 무역학과 졸업 후 1995년 수협중앙회에 입회했다. 이후 전략, 영업, 리스크 등 다양한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7년과 2009년에 각각 기업고객전략팀장과 기업고객팀장을 맡은 뒤 인계동지점장을 거쳐 리스크관리부장, 심사부장, 전략기획부장, 남부광역본부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20년 12월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겸하는 수석부행장에 선임, 3년 임기를 지나 1년 연임에 성공했다.
경남 창녕 출신인 신 행장은 경남권 인사로 일찌감치 유력 행장 후보로 손꼽혔다. 수협 조직 특성상 경남권 출신들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실제 역대 수협중앙회장 상당수가 경남권에서 배출됐다. 노동진 현 수협중앙회장이 창원 진해수협 조합장을 역임한 경남권 인사다. 앞서 수협중앙회장을 지낸 김임권 전 회장과 임준택 전 회장은 부산이 연고지인 대형선망수협조합장을 지냈다.
신 행장 취임으로 수직관계인 중앙회와 은행이 '경남권'을 공통분모로 이전보다 공조 범위를 넓혀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신 행장은 18일 취임사에서 "중앙회와 은행, 본부와 영업점 등 상호 간 원활한 소통과 협력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 행장의 최대 과제는 비(非)은행 자회사 인수합병(M&A)이다. 그간 수협 조직에서 전략, 재무를 총괄하며 안살림을 도맡았다면, 이제는 은행의 외연 확대를 본격 꾀해야 한다. 강신숙 전 행장은 2022년 11월 취임 당시부터 비은행 인수 등을 통한 'Sh금융지주' 설립을 공언했다. Sh금융은 수협중앙회가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공적자금 상환을 기념하며 내세운 비전이기도 하다. 실제 중앙회는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M&A 작업에 힘도 실었다. 하지만 강 전 행장은 결국 임기 내 비은행 계열사를 확대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신 행장 체제에서의 'M&A추진실' 역할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인다. 수협은행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은행장 직속 애자일 조직인 미래혁신추진실 산하에 있던 M&A추진단을 경영전략그룹 내 M&A추진실로 격상했다. 금융지주 회사 전환을 위한 고삐를 죄 연내 가시적인 M&A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경영전략그룹은 신학기 당시 수석부행장이 이끌었다. M&A 사안을 최전선에서 들여다보고 주도해 왔다는 얘기다. 신 행장이 수협은행 '2인자'이던 시절 미루고 미뤄진 비은행 자회사 M&A는 '미래 성장 동력 마련'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행장 체제로 넘어왔다.
여건은 이전보다 나아졌다. 수협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BIS비율은 15.18%로 5분기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내내 28조원을 웃돌던 위험가중자산(RWA)이 27조원대로 내려온 영향이 컸다. BIS비율은 은행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자본적정성 지표로, M&A 추진 시 피인수 기업의 연체채권 등으로 부실채권이 갑자기 늘어날 경우 이를 얼마나 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수협은행의 BIS비율은 지난해 13~14%대 중반 수준을 횡보하다 올해 1분기 14.78%로 오르더니 2분기에는 15%를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앞서 수협중앙회는 Sh금융지주 설립을 위해 최소 두 곳 이상 비은행 자회사를 확보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자산운용사, 캐피탈사 우선 인수 후 증권사 M&A 완성이 청사진이다. 신 행장으로선 임기 내 M&A 첫 걸음을 떼 조직에 유의미한 '금융지주 초석'을 안겨주는 게 중요해졌다.
신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겠다. 단기성과에 치중하는 근시안에서 벗어나 디지털 인프라, 인재 양성, 미래성장을 위한 자산 투자 같은 장기적 성장 과제에 역량을 배분하겠다"며 "내부등급법, 사업다각화 등의 현안과제를 완수해 수협은행 미래 발전의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