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준보 기자] 이달 국내 증시의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증권주가 빛나고 있다. 증권주는 8월 5일, '블랙 먼데이'로 불리는 폭락장 이후 강력한 반등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RX 증권지수는 7월 26일부터 8월 26일까지 지난 한 달간 9.19% 상승하며 코스피 상승률(-1.21%)과 대조를 나타냈다. KRX은행(10.07%), KRX300금융(9.51%)에 이어 전체 지수 중 상승률 3위에 해당한다.
특히, 지난 5일 '블랙 먼데이' 이후 증권주는 더욱 빛났다. 증권주는 이후 8.66% 상승하며 전체 지수 중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증권주 상승의 배경에는 견조한 실적과 밸류업 기대감, 그리고 금리 인하 가능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증권업종 개별 종목으로는 신영증권이 7만400원에서 8만2500원으로 1만2100원(17.19%) 급등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영증권은 2분기 호실적을 내고 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1.5% 증가하는 등 중소형사 중 드문 성장세를 나타냈다. 신영증권은 고위험 자산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는 등 부동산 PF와 같은 고위험 자산에 대한 비중을 제한해 왔다. 이어 미래에셋증권(15.94%), 키움증권(11.42%), 삼성증권(10.92%) 등도 10% 이상 상승했다.
해당 증권사들은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의 기대를 높였다.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이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아울러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은 상반기 실적 발표 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의 밸류업 정책 기대감도 증권주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오는 9월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하고 4분기 중 지수 연계 ETF를 출시할 계획을 재확인 했다. 밸류업 지수는 수익성, 자본 효율성, 주주환원 성과 등을 기준으로 선정되며, 미래에셋, 키움 외 증권사들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기 위해 주주환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하 가능성도 증권주에 긍정적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리 인하는 투자심리를 개선하고 증시 거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어 증권사들의 수익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증권주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증권주는 상대적으로 견조하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가 해소되는 가운데 실적개선과 밸류업 모멘텀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고금리가 장기화될수록 경기에 대한 우려는 점점 가중될 것이며 이는 이미 시장금리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금리는 기준금리에 선행해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증권사는 기준금리 인하 이전부터도 채권평가손익 개선을 향유할 수 있는데 이번 2분기 실적에서 증권사들의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이 양호했던 점도 여기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