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서울 한 시장에서 시민이 과일값을 건네고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835/art_17247184662043_45a696.jpg)
[FETV=박지수 기자] 추석(9월17일)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주요 식품회사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업계는 인건비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가격 인상으로 인해 업계 전반으로 도미노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추석 물가 상승 우려도 나온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오는 30일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케첩과 스파게티 소스, 후추와 같은 주요 제품 가격을 10~20.8% 올린다. 대표적으로 3분 쇠고기 카레·짜장은 2000원에서 2200원(10%) 오르며, 토마토케챂 300g은 2650원에서 3200원(20.8%)으로 비싸진다.
편의점에서는 다음 달 1일부터 대표 제품인 3분 카레와 3분 쇠고기카레, 3분 쇠고기짜장, 파스타 소스, 후추 등 4개 품목 10여 종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인상률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해 11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제품 24종의 가격을 4.8~17.9% 올릴 예정이었으나, 물가 안정에 동참해 달라는 정부 압박에 못 이겨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대상 역시 다음 달부터 편의점에서 파는 포장김치 ‘종가 맛김치’ 가격을 최대 12.3% 올린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종가 맛김치 50g은 종전 1000원에서 1100원(10%)으로 오른다. 맛김치 80g은 1500원에서 1600원으로(6.7%), 맛김치 900g은 1만3000원에서 1만4600원(12.3%)으로 비싸진다. 대상 측은 그간 원가 인상 분을 감내해왔으나,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는 입장을 내놨다.
코카콜라음료도 다음 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제품 판매가를 평균 5% 올린다. 대표 제품인 코카콜라 캔 350㎖는 2000원에서 2100원(5%)으로 비싸진다. 코카콜라캔과 코카콜라제로캔 450㎖는 2200원에서 2300원(4.5%)으로 오른다. 500㎖ 페트 제품들도 2300원에서 2400원으로 4.3% 인상된다. 이 밖에도 스프라이트, 파워에이드, 환타, 태양의마체타 등도 100~300원 비싸진다. 스프라이트캔, 파워에이드 마운틴블러스트, 환타, 암바사, 조지아 커피 등도 내달부터 인상된 가격에 판매된다.
CJ제일제당은 다음 달 1일부터 냉장 가정간편식(HMR) 햇반컵반 제품에 들어가는 백미를 잡곡으로 바꾼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편의점 기준 4800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기존 제품의 경우에는 햇반 백미밥이 들어갔지만 햇반 잡곡밥으로 바꾼 새로운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600원(14.3%)가량 조정했다. CJ제일제당이 이번에 선보이는 신제품은 황태국·순두부찌개국·사골곰탕국·미역국밥 등 4개다.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은 지난 23일부터 미숫가루와 아이스티 등의 메뉴를 각각 300원씩 올렸다.
이처럼 주요 식품사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식품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 행렬은 더 빨라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6월 동원 F&B는 김 원초 가격 급등을 이유로 전 제품 가격을 평균 15%나 올렸고, 롯데웰푸드는 코코아의 글로벌 가격 급등을 이유로 빼빼로 등 초콜릿이 함유된 17종의 가격을 평균 12.1% 인상한 바 있다. 이 외에 샘표는 간장 등 30여 종의 가격을 올렸고, 대상 청정원도 장류 30여 종의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특히 추석이 다가오면서 이런 인상 흐름은 더 거세질 수 있다. 통상 추석 전에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제수용품을 중심으로 정부의 가격 인상 압박이 심해지기 때문에 추석 이후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위 기업이 올리는 경우 다른 경쟁사들 역시 눈치를 보다가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추석을 앞두고 하위업체들은 바로 가격을 올리진 않겠지만 인건비,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추석 이후가 가격 인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도 들썩이고 있다. 예년보다 추석 시기가 이른 데다 폭염, 태풍 등 기상 변수로 인해 채소와 과일류 가격이 오르면서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기준 추석 차례상 비용은 작년 추석보다 9.1% 상승한 28만 7100원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추석 차례상 비용(19만 8610원)과 비교하면 44.6% 높은 금액이다.
도라지, 고사리, 곶감, 대추, 밤, 배 등은 가격이 전년 대비 20% 이상 올랐다. 특히 중국산 도라지 가격은 1년 전보다 52% 올랐다. 수산물 중에서는 수입산 동태포가 11.9% 올랐다. 가공식품 중에서는 약과와 유과가 각각 17.2%, 21.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시장에서 구매할 때 드는 비용은 대형마트에서 구매할 때(36만 4340원)보다 21.2%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