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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4% 예금 자취 감추자 일주일 새 3조 이탈...어디로 몰렸나 봤더니

 

[FETV=권지현 기자] "매력적인 이율의 은행 예금 상품을 찾는 게 예전 같지 않죠."

 

금리가 정점을 지났다는 전망에 고금리 막차를 타려던 예테크(예금과 재테크의 합성어)족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으로 돈을 불리고 싶어도 연 4% 이자를 주는 예금 씨가 말랐다는 뜻이다. 정기예금 금리가 매력을 잃자 예테크족들은 더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거나 아파트 매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정기예금 최고 금리도 기준금리 밑돌아...5대은행도 예외 아냐 

 

현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2개월 만기 주력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최고 연 3.40~3.54% 수준이다. 작년 12월 중순(연 3.9~3.95%)보다 크게 꺾였다. 은행 신규 예금 금리는 작년 말부터 내리기 시작해 최근까지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모든 우대 금리 조건을 충족해도 최고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3.5%)보다 높은 정기예금을 찾는 게 쉽지 않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38개 중 27개 상품의 최고 금리가 연 2.8~3.46%로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KB국민은행의 'KB Star정기예금' 1년 만기 최고 금리는 3.48%이며,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은 3.49%다. 카카오뱅크는 연 3.3%다. 수협·경남은행의 일부 정기예금은 최고 금리가 연 3%도 안 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빠르면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자 이를 선제적으로 반영해 은행채 등 국내 시장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면서 "작년 하반기에 고금리로 예금을 많이 끌어모은 터라 현재로선 금리를 높이면서까지 예금을 유치해야 할 필요성이 낮다"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선 은행채보다 비싼 이자를 주면서까지 예금 유치에 굳이 나설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1년 만기 은행채(AAA등급) 평균 금리는 연 3.276%로 지난 1월 2일의 연 3.710%보다 0.4%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요구불예금 이달 3.3조원 감소...주식투자·부동산 매수로 쏠리는 돈 

 

은행권 정기예금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들은 다른 투자처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5대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을 포함한 개인 요구불예금은 358조9219억원으로, 7월 말과 비교해 3조2760억원 감소했다. 요구불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통장으로 아직 뚜렷한 용도를 찾지 못한 투자 대기성 자금을 뜻한다.

 

반면 같은 기간 주식 투자용 자금은 늘어났다. 8일 기준 증권사 투자자예탁금은 55조1217억원으로, 전월 31일(54조2994억원)일 대비 6거래일 만에 8300억원가까이 증가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으로, 주식 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도 통한다. 금융권은 지난 5일 코스피가 8% 넘게 폭락한 '최악의 날'을 겪고도 약 1주일 새 예탁금이 불어난 것을 주목하고 있다. 기준금리 수준이거나 기준금리를 밑도는 예금에 돈을 1년 이상 묶어두느니 금리 인하가 호재로 작용하는 증시에서 '짭짤'한 수익률을 노려보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요구불예금에서 이탈한 자금은 투자자예탁금을 제외하고 주택 마련에 쓰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8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8조2130억원으로 전월 말과 비교해 2조4747억원 늘었다. 주택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국이 연내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거의 확실시 되면서 주식,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더 오늘 것이란 전망에 은행권 대기성 자금이 주식,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식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한 데다 부동산은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주택매매 거래가 늘고 있어 투자가 제한적인 만큼 주식, 부동산 시장 외에 금리가 떨어지면 수익률은 올라가는 채권 투자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