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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동남아에 K-금융 심는다

현지기업과 손잡고 간편결제·대출상품 선봬...디지털·소매금융 기술 전수

 

[FETV=권지현 기자] 국내 대형은행들의 동남아시아 행보에 속도가 붙고 있다.

 

현지 자회사들이 사업 확대를 위해 회사 국경을 가리지 않고 협력 강화 소식을 잇따라 내고 있다. 디지털·소매금융 기술과 노하우를 해외 금융사에 전파하는 방식으로 해당국 기업들과의 교류를 확대, 시장 선점을 꾀하는데 열심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베트남 현지법인 베트남우리은행은 지난달 웹케시글로벌과 손잡고 베트남 전자금융 서비스를 선보였다. 웹케시글로벌은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핀테크 전문기업 웹케시그룹의 글로벌 사업을 맡고 있다. 베트남 전자금융 서비스는 기업 내부 시스템과 베트남우리은행이 실시간 연동, '계좌·법인카드 거래 정보' '실시간 이체' '고시 환율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정확한 은행의 금융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출시를 위해 베트남우리은행과 웹케시글로벌은 지난 4월부터 공을 들였다. 

 

베트남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전자금융 서비스는 베트남우리은행의 현지화 전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베트남우리은행은 편리하고 혁신적인 전자금융 서비스로 베트남 기업에게 토탈 금융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선 6월에는 KB국민은행이 캄보디아 자회사 KB프라삭은행을 통해 현지 지급결제시장 첫 발을 내딛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명동거리라 불리는 '벙깽꽁'에 위치한 이마트24 1호점에 대해 QR결제 지원에 나섰다. 이번 시작은 이마트24가 대한민국 편의점 최초로 캄보디아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KB프라삭은행은 올해 2월부터 한림건축그룹과 사이손그룹의 합작회사인 사이한파트너스와 이마트24의 캄보디아 지급결제시장 공략을 함께 준비해 왔다. 사이한파트너스는 캄보디아 1호점을 시작으로 연내 10호점, 2029년까지 100호점 문을 열 계획이다. KB프라삭은행은 이에 맞춰 결제서비스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강남채 국민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은 "QR 페이먼트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한 저원가성 예금 확보는 캄보디아 내 넘버원 상업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이번 이마트24 결제서비스 지원은 KB금융의 선진 디지털 역량을 내재화해 캄보디아 지급결제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전자결제업체 '인도다나'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인도다나는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업 허가를 받은 디지털결제 기업으로, 물품구매 후 소액대출을 통해 후불결제(BNPL)하는 서비스와 할부금융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인도다나 고객이 대출을 신청할 경우 인도다나 플랫폼에서 1차적으로 신용한도 심사를 받고,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이 2차 심사를 한 뒤 대출이 최종 이뤄지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협력을 통해 현지 리테일 고객 기반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형회 신한인도네시아은행 법인장은 "이번 인도다나와의 협업은 고객의 금융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향후 다양한 플랫폼 업체와의 제휴로 리테일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동남아 국가들은 디지털 금융에 익숙한 10~20대 인구가 큰 비중을 차지, 테크 기업들의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하지만 동남아는 국영 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인해 딱히 주목할 만한 기업이 없어, 기술력을 가진 해외 기업들이 현지 진출 및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캄보디아 현지 지점에서 근무했는데, 캄보디아에서는 결제수단으로 신용카드를 건너뛰고 곧바로 OR코드로 넘어가 한국보다 훨씬 대면 간편결제가 일상화돼있다"면서 "디지털 경제를 등에 업은 IT 기업들이 현지에 등장해 최근 크게 몸집을 불리더니 수익성까지 확보해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