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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 최대 피해자는 회사와 임직원

[FETV=박지수 기자] 아워홈 경영권을 둘러싼 구지은 부회장과 구본성 전 부회장 등 남매간 다툼이 9년째 진행형이다. 기자도 동생과 자주 다투는 ‘현실 남매’ 그 자체다. 기자에게는 6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다. 새 옷, 새 장난감, 새 책. 1남 1녀 중 첫째인 기자는 뭐든 ‘새것’만 가졌고 과일도 맛있는 부분은 모두 기자가 우선이었다.

 

기자처럼 형제·자매를 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내 것, 네 것을 두고 다퉈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소유권 싸움은 사소한 언쟁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부모의 사망 이후다. 유산 상속 과정에서 가족간 발생한 이견이 육탄전은 물론 소송전까지 불사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옛말이 있다. 가족 관계는 다른 어떤 대인 관계보다 깊고 강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무수히 반복되는 재계의 경영권 다툼을 보고 있자면 이제는 정말 추억속의 ‘옛말’이 된 듯 싶다. 아니 오히려 ‘돈 앞에서는 부모·형제도 없다’라는 탐욕스러운 말이 현시대를 관통하는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았다.

 

요즘 재계에선 경영권을 둘러싼 가족간 분쟁이 자주 뉴스에 등장한다. 때론 분쟁이 일단락됐더라도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고 수년째 갈등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재계의 경영권 분쟁을 보면 한 편의 ‘막장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경영권을 두고 가족간 각종 흠집내기식 폭로전이 난무할 때가 많다. 심지어 가족끼리 서로 횡령·배임 등 혐의로 소송을 거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연출된다. 현실이 막장 드라마보다 더 막장스러운 셈이다.   

 

가족간 경영권 분쟁은 왜 끊이질 않는 것일까? 그동안 많은 총수 일가들이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동일시하면서 자식에게 기업을 승계했다. 통상 기업들은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인사를 단행한다. 과거처럼 나이와 연차에 따라 자동으로 승진하는 연공서열의 시대는 끝났다. 요즘 재계는 공이 있는 자에게는 상을 주고 죄가 있는 자에게는 벌을 주는 신상필벌(信賞必罰)식 인사에 힘이 실리는 추세다.

 

그러나 기업 승계에서 만큼은 ‘부의 대물림’ 현상이 여전하다. 이러한 탓에 총수 일가 2·3세들 역시 기자처럼 부모님 것(지분)은 내 것이라고 생각을 당연시하는지 모른다. 이제는 부(富)의 대물림보다 업(業)을 승계한다는 인식 변화가 필요한 때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1조9835억원, 영업이익 943억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구 부회장은 올해 ‘푸드테크’를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면서 구 부회장은 이사회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놓였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수록 해당 기업은 소비자 불신에 따른 이미지 실추는 물론 불철주야 일하는 임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추락하기 마련이다. 총수 일가의 막장드라마식 경영권 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회사와 임직원이란 점 곰곰히 되새겨 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