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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정의선도 이부진도 고민중"…재계 ‘상속세’ 두고 설왕설래

정의선 현대차 회장, 실적 증가에 상속세 부담 4500억↑…총 3조 달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삼성전자 지분 대거 매각…12조 상속세 대출상환用
상속세 최고세율 60%…경제계, 정부에 세제개편·기업 인센티브제 건의

 

[FETV=김창수 기자] 수조~십수조원 규모의 주요 기업 총수 일가 상속세가 연일 화제인 가운데 상속세율 개편 논의가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어 주목된다. 최대 60%에 달하는 상속세율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단기간 내 부담이 크게 늘었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주식을 대거 매각했다. 상속세율 개편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경제계가 정부에 세제 개편 및 기업 인센티브제 혜택 등을 건의, 결과가 주목된다.

 

25일 재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현대차 5.33%, 현대제철 11.81%, 현대모비스 7.19% 주식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분 가치는 ▲현대차 2조 7848억원 ▲현대제철 4972억원 ▲현대모비스 1조 6060억원 등 총 4조8880억원에 달한다.

 

정 명예회장 지분 가치 총액은 지난해 12월 약 4조 1300억원에서 현재 약 4조 8880억원으로 7580억원(18.3%)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정 명예회장 주식 지분 가치는 ▲현대차 2조 1000억원 ▲현대제철 5300억원 ▲현대모비스 1조 5000억원이었다. 1분기만에 현대차가 32.6%, 현대모비스가 7.1% 증가했다.

 

지분 가치가 뛴 데에는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경영 능력에 따른 호실적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정 회장 취임 당시인 2020년과 지난해를 비교해 보면 현대차 매출은 56.4%, 영업이익은 531.7% 증가했다.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주요 계열사 실적 또한 크게 개선됐다.

 

정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가 급증함에 따라 정의선 회장에게 향후 적용될 수 있는 상속세도 단기간에 크게 늘었다. 최고 상속세율(60%, 상속세 최고세율 50%+최대주주 할증과세 10%)을 적용하면 지난해 12월 기준 2조 4780억원에서 올해 4월 현재 2조 9328억원으로 4548억원 늘었다.

 

 

삼성 일가도 지난 2020년 10월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이 작고한 이후 2021년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부과받았다. 2021년 4월부터 5년간 나눠 내고 있으며 2026년 4월까지 납부를 마쳐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신용 대출을 통해, 홍라희 여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가 세 모녀는 주식 담보대출과 지분 매각을 통해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다.

 

이중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4400억원 상당의 삼성전자 지분 0.99%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이후 이 사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89%에서 0.80%로 줄어들게 된다. 이 사장은 지분 매각 목적이 ‘대출금 상환용’이라고 공시했다. 이 사장은 상속세를 내기 위해 지난 1월 기준으로 1조 37억원의 주식 담보대출을 받았다. 연 500억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에 대출금 일부를 상환하려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런 가운데 경제계에서는 타국 대비 높은 상속세 비율 등 조세 제도 개선을 정부에 건의하고 나서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지난달 정부와 국회에 2024년 조세제도 개선과제 152건을 담은 건의서를 제출했다. 건의문에는 ▲상속세제 개편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연장 ▲배당확대 기업 세액공제 등 조세제도 개선과제 152건이 담겼다. 미국(40%), 독일(30%), 영국(40%) 등 세계 주요국에 비해 높은 국내 상속세율(60%) 개선, 기업 인센티브 세제 마련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기업의 최대 주주가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기업이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기술개발에 힘쓰게 된다”며 “높은 상속세로 인해 기업 승계가 불확실하면 기업은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이윤을 줄이고 기업 확장을 꺼리는 등 왜곡된 행태를 보이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