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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여성CEO가 뛴다]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 ‘고객 경험 향상’으로 재도약

김기원 대표, 2022년 5월1일 공식 취임···조주연 전 대표 이후 두번째 여성 CEO
2020년 4월 최고마케팅책임자로 한국맥도날드 합류···‘The BTS 세트’ 기획
한국맥도날드, 2019년부터 4년째 영업손실···자본잠식 상태로 수익성 개선 시급
신규 매장 출점 강화···오는 2030년까지 500개 매장 달성 목표

[FETV=박지수 기자]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가 올해 ‘고객 경험 향상’를 캐치플레이즈로 내세웠다. 이를 통해 햄버거 시장에 '한국맥도날드 전성시대'를 재연한다는 게 김 대표의 소박한 꿈이다. 김 대표는 한국맥도날드가 지난 2019년부터 4년 연속 이어진 적자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자 ‘구원투수’로 긴급 등판한 최고경영자(CEO)다. 자본잠식은 순자산(자본)이 자본금보다 더 적은 상태다. 이에 김 대표는 올 한 해 적극적인 신규 매장 출점을 통해 고객과 접점을 강화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1974년생인 김 대표는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한 뒤 코카콜라, SBS 미디어 홀딩스, 프록터 앤드 갬블(P&G)에서 20년 이상 마케팅 전략 및 실행을 담당해 온 전문가로 자타공인하는 ‘마케팅통’이다. 2020년 4월 한국맥도날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합류한 뒤 지난 2022년 5월 1일 마침내 한국맥도날드 수장 자리에 올랐다. 김 대표는 2016년 3월 취임한 조주연 전 대표 이후 두 번째로 선임된 한국인 여성CEO다. 김 대표에 대해 당시 한국맥도날드는 “2020년 4월 한국맥도날드 CMO로 합류 후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한 ‘The BTS 세트’와, ‘Taste of Korea(한국의 맛)’, ‘베스트 버거’, ‘맥카페’ 등 브랜드 마케팅을 총괄하며 맥도날드 비즈니스 성장과 핵심 프로젝트 성공에 큰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1조원에 가까운 사상 최대 매출을 이끌었다. 가맹점을 제외한 지난 2022년 한국맥도날드 매출은 9946억원으로 전년(8679억원) 보다 14.6% 증가했다. 직영점과 가맹점을 합친 전체 매출은 1조1770억원으로 2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이는 맥도날드가 198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후 최대 매출이다. 국내 진출 첫해 연간 매출액이 17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692배나 덩치를 키운 셈이다. 지난해 연간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반기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9.8% 증가한 62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문제는 획기적 개선이 필요한 수익성이었다. 한국맥도날드는 2019년 44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2020년 484억원으로 적자 규모를 키웠다. 2021년과 2022년엔 연속으로 278억원의 적자를 봤다. 4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이 기간 한국맥도날드 영업적자 규모는 1480억원에 달한다. 2022년 12월 기준 한국맥도날드의 자본총계는 427억원으로 자본금(699억1512만원)보다 적은 자본잠식 상태다. 자본잠식률은 38.8%다.

 

이처럼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손실이 늘어난 주된 이유는 미국 맥도날드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맥도날드는 합작투자형태로 1986년 설립됐다.  현재 맥도날드 본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손익과 무관하게 매년 순매출액의 5%를 미국 본사에 로열티로 지급한다. 지난 2022년 한국맥도날드가 미국 본사에 지급한 로열티는 620억원으로 전년(543억원)과 비교해 14.1% 증가했다.

 

김 대표는 올해 ‘브랜드 신뢰’, ‘맛있는 메뉴’, ‘고객 경험 향상’ 3개 축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올 한해 적극적인 신규 매장 출점과 매장 환경 개선을 통해 더 많은 고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며 “맛과 서비스는 물론,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도 업계 리더십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해가겠다”고 말했다.

 

경쟁사에 비해 매장 수는 적지만 매장당 매출이 높다. 신규점 중심의 다점포 출점을 통해 매출과 수익성 개선 등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게 김 대표가 구상하는 '쌍권총 작전'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직영점 8곳을 신규 개점했다. 단순 외연 확장을 넘어 상권 등을 충분히 분석하고, 경쟁사와는 다른 차별화된 매장을 선보여 장기적인 성장을 이뤄낸다는 것이 김 대표가 그리는 청사진이다.

 

김 대표는 한국맥도날드를 고객과 신뢰할 수 있는 친구 같은 브랜드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고객 가까이에서 언제든지 만나고, 좋은 기억을 선물하는 국민 브랜드로 남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전국 매장을 5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부터 매각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2월 동원산업이 예비 입찰에 참여하며 인수를 추진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운영 방식과 매각가 등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매각 프로젝트가 불발된 상태다. 당시 맥도날드가 제시한 매각가는 5000억원 안팎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