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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자 강조했는데...신한·하나금융, '수수료이익' 뒷걸음질

5년간 수수료이익 비중, KB 나홀로 20%대 속 우리·농협 1%p가량↑
하나금융 비중·금액 감소..."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원 마련 노력 필요"


[FETV=권지현 기자] 국내 대형 금융그룹의 수수료이익이 지난 5년 새 퇴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이익에 치중한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비이자이익에 집중하고 있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8일 FETV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5대(KB·신한·하나·우리·NH농협) 금융그룹의 수수료이익이 총영업이익(이자이익+비이자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18.3%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18년 말(20.1%)보다 1.8%포인트(p) 낮아진 수치다. 

 

'수수료이익'은 비이자이익의 핵심으로, 금리 변동에 따른 유가증권 이익 및 파생상품·외환 관련 실적 등이 아닌, 송금·외환·방카슈랑스·신탁 등을 통해 얻는 '순수' 수수료 수입을 말한다. 고객에게 상품·서비스를 제공한 대가이기에 은행의 영업전략 및 서비스 부문과 깊이 연관돼 있다. 기준금리 등의 영향을 받는 이자이익 대신, 중장기적으로 금융사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비이자이익, 그중에서도 수수료이익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중요성에 비해 5대 금융그룹의 수수료이익 성장세는 매우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그룹별로 살펴보면, 2023년 말 기준 우리금융의 수수료이익(1조7200억원)이 총영업이익(9조837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5%로, 2018년 말(15.9%)보다 1.6%p 상승했다. 작년 말 NH농협금융 수수료이익(1조6422억원)은 총영업이익(10조2300억원)의 16.1%로, 5년 전(15%)보다 1.1%p 늘어났다. 총자산 600조원 안팎을 굴리는 대형 금융그룹에서 수수료이익 비중이 5년 동안 1%p가량 늘어나는 데 그친 것이다. KB금융의 작년 말 수수료이익(3조6735억원)이 총영업이익(16조2291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6%로, 2018년 말(20.7%)보다 1.9%p 늘어났다.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한 20%대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역성장했다. 신한금융의 작년 말 수수료이익(2조6472억원)이 총영업이익(14조2474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6%로, 2018년 말(19.4%)보다 0.8%p 낮아졌다. 하나금융은 2023년 말 기준 총영업이익(10조8602억원) 중 수수료이익(1조7961억원) 비중이 16.5%로, 5년 전(29.4%)보다 12.9%p 큰폭 감소했다. 하나금융 수수료이익은 2018년 말 2조2241억원으로 2조원을 넘어섰으나 5년 만에 4280억원 감소, 5곳 중 유일하게 수수료이익이 쪼그라들었다.  

 

5대 금융그룹은 지난 5년간 초저금리 및 고금리 시대를 잇달아 지나면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수년간 이자이익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수수료이익은 1%p가량 변화한 데 그치며, 수수료 수입원 발굴에 너무 소극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2022년 3월 취임 일성으로 수수료이익 핵심인 자산관리(WM)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언급한 바 있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서비스는 공짜'라는 금융소비자의 인식이 강해 수수료이익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무료 또는 원가 이하로 제공하던 서비스에 대해 수수료율의 상향조정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사의 수익구조의 균형과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수수료이익의 확대가 필요한 만큼, 기존의 영업전략을 바꿔 수수료 증가가 예상되는 서비스 부문 강화 등을 통해 수수료이익을 확보해 가야한다고 조언한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WM 서비스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판매수수료(commission)가 아닌 자문수수료(fee) 체계를 확립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해외 지점의 기업금융서비스를 현지화시켜 신디케이트론 등 현지의 금융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수수료수입을 늘리는 방안 역시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