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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의 고령화 이야기


고령화의 '장기요양비용' 증가 초래

 

전체 인구 중에서 만 65세 이상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를 '초고령 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령인구의 비율이 급격히 늘면서 2025년에는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고령화가 심각한 미국, 독일은 물론 우리나라와 닮은 인구 모델인 일본보다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중장연층(만 55~64세)의 고용률은 2021년 기준 66.3%로 독일 71.8%, 일본 76.9%에 비해 낮은 비율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만 65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률은  2021년 기준 34.9%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1위를 마크하고 있어 고령자 층은 나이를 들어서도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확보해야 삶을 꾸려갈 수 있는 환경에 처해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초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고령인구에 대한 장기요양 수요가 빠르게 늘 수밖에 없으며, 이와 관련한 비용 부담의 문제가 각국마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예외일 수가 없다. 세계적으로 노년층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장기요양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장기요양 서비스는 대표적으로 요양시설(너싱 홈)과 재택요양(홈 케어)을 꼽을 수 있다.  

 

고령화율이 높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국가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장기요양으로 지출하는 비용 비중이 약 2% 전후(2019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2000년~2019년 기간 동안 장기요양비용 비중이 약 60% 가량 증가했다. 그 비용 중에서 공통적으로 공공 부문의 장기요양 지출 부담이 높게 나타난다. 민영 보험사의 역할이 큰 미국조차도 공공 부문이 전체 장기요양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국 공공 부문의 의료서비스 비용 지출이 날로 높아져 미 연방 정부의 재정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향후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장기요양지출 비용을 계속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시 되는 정도이다.  

 

이와 같이 공공 부문의 지원이 없다면 장기요양비용은 각국의 대다수 노인들이 감당할 수 있는 재정적 한계를 뛰어 넘고 있어 장기요양의 필요성이 가장 높은 고령자 층에서 이를 감당하기 어려움을 말해주고 있다. 더구나 장기요양의 상당 부분을 비공식적인 돌봄이 차지한다. 고령자 중 소수만이 공식적인 돌봄(요양시설이나 유급 재택요양)에 의존하는 반면에 대다수는 무급 판정 하에서 가족이나 간병인의 비공식적인 돌봄 서비스를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세계적으로 비공식적인 돌봄이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2023년 말에 발간된 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비공식적인 돌봄 비용의 추정 결과 GDP의 약 2%를 차지하는 장기요양 비용의 30% 이상이 비공적인 돌봄에 지출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싱가포르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고령화율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의 국가인구재능부(NPTD)의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23년 19.1%에서 2030년에는 우리나라(25.7%)와 비슷한 2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보건부(MOH)는 장기요양 보험제도(케어쉴드 라이프) 가입을 촉진하기 위해 보험료 감액 혜택의 추가 연장을 발표한 바 있다. '케어쉴드 라이프'는 본래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제도이나 1980년 이후 출생자는 제도가 도입된 2020년 또는 30세가 되었을 때 의무로 가입해야 한다. 즉 보건부는 2023년까지 장기요양보험 가입자들에게 보험료 감액 혜택을 제공하려던 것을 '저출산'으로 인한 후세대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올해까지 연장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향후 10여년 이후에는 '베이비붐 세대(’55~’63년생)'의 80세 진입으로 인해 장기요양서비스 수요의 급증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고령층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한 요양시설과 서비스 공급이 늘면서 장기요양보험의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10여년 후인 2035년에는 고령자 돌봄 수요는 현재 대비 약 2배로 증가될 전망이며 비공식적인 돌봄 서비스도 덩달아 확대될 것이다.

 

복지부 등 관계 부처에서는 고령자 돌봄서비스 확대에 따른 재정부담을 고려해 싱가포르의 사례를 눈여겨 볼만할 것이다. 그리하여 장기요양수요 확대 대응을 위해 다변화된 공급체계, 비공식적인 돌봄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유인책 마련, 민간과 공공 부문 간의 역할 조정 등을 통해 시장의 유연한 조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김형기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