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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TMI] 한국형 NFC 결제 서비스 '저스터치' 아시나요

애플페이, 국내 NFC 기술 대중화 견인...국내 '저스터치' 원조
출시 6년만에 '유명무실화'...NFC 단말기 보급에서 발목 잡혀

 

[FETV=임종현 기자] 애플페이가 국내에 들어온 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작년 3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국내에 도입했는데, 출시 첫날에만 가입 100만건을 넘기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애플페이 도입은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의 염원이었습니다.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오래전부터 삼성페이를 사용하며 지갑 없는 삶을 누려왔습니다. 반면 아이폰 사용자들은 이를 부러워하기만 했었는데 현대카드가 딱 내놓자 출시 초기부터 반응이 뜨거웠던 것입니다.

 

애플페이는 애플(Apple)사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서비스를 사용합니다. NFC는 결제 수단을 단말기에 가까이 가져가 비접촉 무선 통신으로 정보를 전달해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이미 NFC가 대중화되어있습니다. NFC는 뛰어난 전송 속도와 암호화 기술로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평가입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애플페이가 국내 NFC)기술 대중화를 이끈 성공적인 사례라고 꼽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몇 년 전 한국형 NFC 결제 서비스 ‘저스터치’가 먼저 세상에 나왔던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저스터치는 지난 2018년 출시된 서비스로, 여신금융협회와 7개 카드사(신한·현대·KB국민·롯데·하나·BC·NH농협)가 공동 개발한 모바일 NFC 결제규격입니다. 

 

저스터치는 스마트폰 잠금해제 후 교통카드처럼 결제 단말기에 갖다 대면 결제가 이뤄집니다. 사용 전 카드사별 앱카드 애플리케이션에 결제카드 등록 및 NFC만 활성화하면 실물카드 없이도 핸드폰만으로 결제가 가능합니다.

 

카드사들이 힘을 합친 이유로는 지급결제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함으로 분석됩니다. 삼성페이·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이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자, 카드사별로 제각각이던 NFC 결제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 대응하기로 한 겁니다.

 

저스터치는 출시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분담이었습니다. 저스터치 서비스 이용을 위해선 현재 가맹점들이 보유한 IC단말기 외에 추가로 NFC 단말기를 설치해야 합니다. 단말기 가격은 한 대당 최소 12만원에서 2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카드사들은 2016년 한국형 NFC 단말기 개발 및 보급 사업을 위한 모바일 협의체를 구성했습니다. 카드사들이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리베이트 금지 조항에 어긋나지 않고 NFC 단말기 값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사업에 참여한 모든 카드사가 지원금을 분담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저스터치 사업을 위해 약 200억원에 달하는 NFC 단말기 공급 비용을 분담할 예정이었으나, 단말기 비용 부담 문제를 놓고 이견차가 발생하면서 속도를 내지 못했습니다.

 

또한 삼성카드가 개발 단계에서 함께 논의를 이어오다 출시를 앞두고 발을 뺀 것도 타격이었습니다. 삼성카드가 갑자기 발을 뺀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그룹 차원에서 삼성페이를 하고 있다보니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중간에 하차한 이유는 삼성페이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년여 만에 어렵게 출시됐지만, 단말기 보급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카드사 간 갈등이 빚어온 단말기 설치 비용 문제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저스터치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3만여개 수준. 전국 가맹점이 270만개라는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게다가 아이폰에선 사용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출시 6년이 지난 지금 저스터치는 유명무실화가 된 상황입니다. 이미 카드사 홈페이지에서는 저스터치 서비스에 대한 소개글을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한 저스터치가 탑재된 실물카드는 BC 바로카드 &POP카드가 전부입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저스터치가 활성화 되지 못한 이유로는 결국 단말기 보급 확대가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페이도 강력한 디바이스를 내세우고 있지만, 아직까지 단말기 보급 등으로 크게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저스터치가 출시 후 제대로 자리 잡았다면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판도는 또 달라졌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