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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美 메가캐리어 탄생 무산…대한항공 인수합병 발목 잡을까?

제트블루-스피릿 합병 취소…美 당국 압박에 여객적자·비행중단 ‘삼중고’
미국만 남은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심사, 현지 시장 변수에 업계 ‘촉각’
대한항공 “제트블루 사례와 상황 달라…상반기 중 무난 통과 전망” 자신

 

[FETV=김창수 기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가 미국만을 남겨둔 가운데 최근 미국 현지 항공사 합병이 불발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트블루의 스피릿항공 인수를 미 법무부(DOJ)가 제지, 초대형 항공사(메가 캐리어) 출범이 사실상 불발됐다. 다만 업계에선 독과점 위험이 제트블루 사례보다 낮은 점, 원활한 협의가 진행 중인 점 등을 들어 대한항공이 수월하게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각) 제트블루는 경쟁사 스피릿항공과 지난 2022년 합의했던 38억달러(약 5조 551억원) 규모 인수합병(M&A)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매사추세츠 연방 법원이 반(反)독점 위반 우려를 들어 거래에 제동을 건 지 약 한 달여만이다. 

 

제트블루 측은 성명을 통해 “거래에 명시된 올해 7월 24일까지 필요한 규제 승인이 충족될 가능성이 작다”면서 인수 포기를 알렸다. 제트블루 최고경영자(CEO) 조안나 게라티도 직원들에게 “조만간 합병을 추진할 수 있는 승인을 받을 확률이 극히 낮다”고 밝혔다.

 

제트블루는 2022년 7월 스피릿항공 인수 계약을 체결, 늦어도 올해 1분기까지 DOJ 승인을 받고 합병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DOJ는 “양사 합병은 다른 항공사의 가격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내 대표적 LCC 2사가 결합하면 항공 운임 상승, 고객 선택권 저해 등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제트블루 측은 “스피릿항공을 인수해 규모를 키워야 빅4 항공사(아메리칸항공·델타항공·유나이티드항공·사우스웨스트항공)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지난 1월 DOJ 측 손을 들어줬다. 현재 미국 내 빅4 항공사 국내선 시장점유율은 약 80%다. 제트블루가 스피릿항공을 인수할  경우 여기에 이어 미국 내 5위 항공사 탄생이 기대됐으나 무산됐다.

 

항공업계에선 양사의 빈약한 재정 상황이 법원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트블루와 스피릿항공은 지난 수년간 코로나19 팬데믹에 연료비, 인건비 상승 등 악재에 허덕였다. 여객 수요가 줄며 적자가 쌓였고 엔진 제조사 리콜로 일부 여객기 운항이 중단됐다. 일각에서는 수 년 내 스피릿항공 파산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제트블루의 스피릿항공 인수가 무산되자 국내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기업결합 심사를 앞둔 대한항공에 미칠 영향을 살피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1년부터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최근 일본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13개 국에서 심사를 완료했다. 미 DOJ 승인만 얻어내면 최종 절차를 마무리짓게 된다. 이 시점에서 미국 내 손꼽히는 ‘메가 캐리어’ 탄생이 불발돼 대한항공에 미칠 여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합병시 중복노선 규모 차이가 크고(제트블루·스피릿항공 150개, 대한항공·아시아나 5개) 현재 분위기도 좋아 원활한 승인 획득을 전망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시 영향을 받는 미국 승객 비중은 약 1.5%에 불과해 독과점 우려는 적은 상황”이라며 “미국 경쟁당국과의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올해 상반기중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