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1월 10일 서울 용산구 CJ올리브영에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는 모습. [사진=CJ그룹 제공]](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207/art_17080436234247_668b5c.jpg)
[FETV=박지수 기자] CJ그룹이 16일 오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한다. 통상 CJ그룹은 매년 11~12월 인사를 단행해 왔다. CJ그룹 인사가 해를 넘긴 적은 지난 2017년 3월 6일 이후 7년여 만에 처음이다. 철저한 성과주의에 따른 ‘신상필벌(信賞必罰)’ 인사를 단행해 온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장고 끝에 어떤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이날 오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한다.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대표는 허민회 CJ CGV 대표, 김찬호 CJ 푸드빌 대표,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다.
통상 매년 10~12월에 임원인사를 단행해 왔던 CJ그룹의 인사 발표가 늦어진 가장 큰 이유로는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그룹 지주사 CJ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 줄어든 2조39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보다 1.1% 증가한 41조3527억원, 당기순이익은 23.6% 줄어든 5247억원을 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실적 부진이 뼈아팠다. 지난해 CJ제일제당 매출액 29조235억원, 영업이익 1조2916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5%, 22.4%나 쪼그라들었다. CJ ENM 역시 지난해 전년 대비 8.8% 감소한 4조3684억원의 매출을 거뒀고, 14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앞서 지난해 12월 CJ그룹은 지주사인 CJ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강호성 CJ 경영지원 대표가 사임하고 김홍기 경영대표가 경영지원부문 대표직을 겸직하게 됐다. 김홍기 CJ 경영대표 역시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업계에서는 강 대표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경영지원 대표 자리에 허민회 CJ CGV 대표가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고 있다.
1962년생인 허 대표는 지난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으로 사상 초유의 위기에 놓였던 CGV에 구원투수로 투입돼 4년간 적자를 내던 CGV를 흑자전환 시켰다. 지난해 CGV는 연결기준 매출 1조5458억원 영업이익 491억원을 거뒀다. 허 대표는 CJ그룹 여러 계열사에서 핵심 요직을 맡으며 이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은 인물로 CJ제일제당 자금팀으로 입사해 CJ 사업총괄 부사장과 경영총괄 부사장, CJ제일제당 경영지원 총괄 등을 두루 거친 경영·재무전문가다.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 역시 그룹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 대표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0년 말부터 CJ대한통운을 이끌어온 강 대표는 지난해 전년 대비 16.6% 증가한 480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3% 줄어든 11조7679억원이었다. 강 대표 후임은 신영수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대표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 김찬호 CJ푸드빌 대표, 허민회 CJ CGV 대표는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5년 만에 현장 경영을 재개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계열사인 CJ올리브영과 CJ대한통운 본사를 잇달아 찾아 지난해 성과를 치하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CJ올리브영의 경우 아직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2조7971억원으로 이미 2022년 연간 매출액(2조7774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3% 늘어난 2743억원을 거둬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이처럼 계열사 경영 실적에 따라 이 회장의 방문지가 결정되면서 업계에서는 임원인사 방향도 철저한 성과주의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이재현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경영리더)과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경영리더)의 승진이나 역할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경후 실장은 지난 2021년 상무에서 부사장대우로 승진했고 이선호 실장은 지난해 식품성장추진실장을 맡아 미주, 유럽, 아태지역을 포괄하는 글로벌 식품사업 성장을 위한 전략기획과 신사업 투자 등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CJ그룹은 사장과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 등 6개 직급을 ‘경영리더’로 단일화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