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김재관 KB금융지주 부사장, 이성희 KB국민은행 부행장,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모두 서강대를 졸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진 FETV DB] ](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105/art_17064872372226_4b8e2f.jpg)
[FETV=권지현 기자]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그룹 인사에서 서강대 출신들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 회장도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뒤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했다.
고(故) 남덕우 전 총리부터 이승윤·김만제 전 부총리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서강학파'가 한국 경제 성장 과정에서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덕분에 동문들이 금융계에 많이 진출할 수 있었다. 2007년엔 서강대 출신 경제·금융인들이 모여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를 만들었다.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패배한 것이 모임 결성을 부추겼다. 서강대는 전통적으로 경영·경제 등 상경대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엔 상경 계열뿐만 아니라 수학 등 다른 전공자들도 금융권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지난 연말 인사에서 서강대 출신 인사 10명이 연임되거나 신규 선임됐다. 그룹에서 새롭게 재무 총괄을 맡게 된 김재관 신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1968년생으로 신일고와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KB국민은행에 입행해 양주테크노지점장, 기업상품부장, 중소기업고객부장, 기업금융솔루션본부장 등을 지내며 영업 경험을 쌓은 뒤, 2022년부터 경영기획그룹을 총괄하며 CFO 역할을 맡아 은행 재무를 2년간 담당했다.
이번 인사로 서강대 동문간 인수인계도 이뤄지게 됐다. 김재관 지주 CFO 부사장에게 바통을 넘겨준 서영호 전임 CFO도 서강대 출신으로 경영학을 전공했다. 올해는 지주에서 글로벌사업부문장(부사장)을 맡는다. 1966년생인 서 부사장은 신영증권, JP모건 등을 거쳐 2016년 외부출신으로서 KB증권 리서치센터장에 영입됐다. 윤종규 전 회장의 신임을 얻어 2022년 지주 CFO 전무, 2023년 CFO 부사장으로 파격 승진해 주목을 받았다.
이들보다 앞서 연임이 확정된 이재근 KB국민은행장도 서강대 출신이다. 올해로 임기 3년차를 열게 된 이 행장은 서강대 수학과를 나왔다. 서 부사장과 마찬가지로 1966년생으로, 2017년에 지주에서 CFO 상무를 지내기도 했다. 이외 은행에서는 이번에 부행장으로 승진한 이성희 자본시장사업그룹장이 서강대 출신으로, 경제학과를 나왔다.
은행 외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KB증권에도 서강대 출신 인사들이 포진돼 있다. 올해 IB부문장(부사장)을 맡게 된 조병헌 부사장은 1966년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2016년까지 현대증권에서 일한 뒤 2017년 KB증권 상무(프로젝트금융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인사에서 전무직을 확정지은 장승호 경영기획본부장(경영), 염홍선 리스크관리본부장(신문방송)도 서강대 출신이다.
KB국민카드에서는 김세민 부사장이 대표적인 서강대(경제) 출신 인사다. 직전까지 지주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았던 그는 이번엔 카드사 금융영업그룹장을 맡는다. 김 부사장은 2014년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이 KB금융에 인수되면서 그룹에 합류한 외부 출신 인사로, KB캐피탈에서 전략기획팀장, 전략기획부장, 미래전략실장,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지낸 바 있다.
이외 KB손해보험 이계춘 개인영업부문장 전무(경제), KB인베트먼트 김종필 대표(경영) 등도 KB금융 내 서강대 출신 인사들이다. 특히 김 대표는 2018년 취임해 임기 7년차를 맞은, KB금융의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다.
한편 서강대 출신으로 KB금융 내 고위직을 차지한 여성은 작년 3월 선임된 조화준 KB금융지주 사외이사 정도다. 조 사외이사는 경기여고와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