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신사업으로 주목받았던 메타버스 플랫폼이 저조한 인기와 함께 정부의 메타버스 규제 움직임이 산업 전체의 침체기를 맞고 있다. 이에 메타버스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온 게임업계 또한 잇따라 관련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현재 서비스 되고 있는 넥슨의 넥슨타운, 컴투스의 컴투버스 등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넷마블에프앤씨는 최근 메타버스월드 전 직원 70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하고 법인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컴투스 또한 지난 9월 컴투버스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력 감축을 진행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재택근무와 비대면 생활이 이어지면서 가상공간에서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메타버스는 잠재력 높은 산업으로 떠올랐다. 이에 다양한 업계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비대면으로 타인과 소통을 할 수 있다는 메타버스의 핵심 콘텐츠가 사라졌다. 이에 메타버스에 대한 수요 또한 급감했다. 특히 엔데믹 이후 이용자들이 꾸준히 플랫폼을 찾아오게 만들 콘텐츠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 또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게 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메타버스에 대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적용을 추진하고 있어 메타버스 산업 종사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7일 메타버스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메타버스에 대한 게임물 규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문체부는 “최근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이 어린이와 청소년이 많이 이용하는 게임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며, “게임산업법 적용은 폭력성이나 선정성, 사행성 콘텐츠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메타버스산업협회에 참여하는 이동통신사, IT 기업 관계자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본인 인증, 과몰입 방지, 등급 분류 등의 규제를 적용하면 현재 추진하는 글로벌 사업의 축소 또는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규제 적용 반대를 외치고 있다. 게임업계 또한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해당 규제에 대해 큰 타격이 없는 상황이지만 오픈한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이기 때문이다.
컴투스의 컴투버스는 기업 업무 및 마케팅, 개인 간 커뮤니티 활동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종합 메타버스를 표방하며 2022년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이용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해 10월 대한민국 다문화 페스타 이후 더 이상의 행사나 업데이트 소식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넥슨이 2022년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 '넥슨타운'도 서버 점검 등 최소한의 유지보수는 이뤄지고 있지만 사실상 사용자가 거의 없다. 업데이트도 2022년 하반기에 멈춰있으며, 플랫폼 내부 소셜미디어 또한 활성화되지 않은 모습이다.
이에 넷마블에프앤씨는 산하 자회사인 메타버스월드 전 직원 70명가량에 권고사직을 통보하면서 법인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메타버스월드는 넷마블이 2022년 아이텀게임즈와 블록체인 기업 보노테크놀로지스를 인수해 출범한 메타버스 전문 계열사다. 메타버스월드가 개발 중이던 ‘메타월드’는 넷마블의 자체IP 그랜드크로스를 접목한 플랫폼으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법인 청산에 들어가면서 메타월드 프로젝트 또한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컴투스 또한 지난해 9월 컴투버스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전환 배치 등 경영 효율화 작업에 들어갔다. 컴투버스 플랫폼 출시 후 약 1년 만에 이뤄진 인력 감축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메타버스의 근간이 되던 비대면 만남이 무용지물이 된 상황이 오면서 메타버스 산업은 급속도로 침체됐다. 이는 메타버스 업계가 그동안 킬러 콘텐츠 고민에 소홀했다는 방증”이라며, "게임과는 다른, 실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서비스나 독창적인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메타버스 시장도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