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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낮추랬는데...가산금리 또 찔끔 올린 은행 어디?

KB국민·하나·우리은행, 가산금리 두 달 연속 상승

 

[FETV=권지현 기자] "은행 신용대출 이자가 3개월 만에 5.8%에서 6.5%로 올랐어요. 물가가 올라 생활비 지출도 늘어나는데 은행 이자까지 올라 겁이 나네요." 

 

8000만원을 은행 신용대출로 빌린 회사원 정모(44)씨는 은행에서 알림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깜짝 놀란다고 했다. 대출 금리가 너무 빠르게 오르기 때문이다. 정씨는 "금리가 0.7%포인트 오르면서 매달 갚아야 할 이자가 5만원가량 늘었다"고 했다.

 

이처럼 대출받은 사람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최근의 고금리 기조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한은은 지난 2월부터 일곱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동결했는데, 대형은행 대출금리는 유지는커녕 더 올랐다. 오른 금리의 대부분은 이들 은행이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가산금리와 관련 있다. 

 

1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대출 금리에 붙는 가산금리(신용대출·신규취급액기준)는 평균 3.70%로, 두 달 만에 다시 3.7%대로 올라섰다. 앞서 "금융당국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어렵기 때문에 금융부담 낮춰주는 대응을 금융권에서 해주기를 주문하고 있다"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언급이 무색하게 가산금리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 "가산금리 낮춰달라" 했지만 


은행별로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3곳이 8~10월 3개월간 두 번 연속 가산금리를 '찔끔씩' 올렸다. 은행들은 대출을 할 때 기본금리에 일정 비율의 가산금리를 더해 금리를 결정한다. 가산금리에는 대출에 소요되는 각종 비용과 함께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목표 이익' 등 주관적으로 정하는 수치가 반영된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연말부터 가계대출 조이기 강도를 높이면서 은행들은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려 이 수치를 조정해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금리를 올렸다. 실제 작년 10월 3.70% 수준이던 5대 은행의 평균 가산금리는 올해 1월에는 3.80%로 올랐다. 3.8%대는 가산금리 통계를 집계한 2013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후 지난 2월 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한 방송에 출연해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대출금리의 원가가 되는 코픽스 등 자금조달 금리가 안정된다"며 "(은행이) 가산금리를 낮출 경우 대출금리가 오르지 않거나 내려갈 수 있는 여지가 더 생길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가산금리 인상으로 예대마진(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이)이 벌어져 은행들이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나오자 5대 은행은 6월 평균 3.60% 수준까지 가산금리를 낮췄다.    

 

 

◇대출금리 상단 6.5% 육박...두 달새 0.25%p 올라 

 

그러나 김 위원장의 당부와 반대로 올 8월 5대 은행의 평균 가산금리는 다시 3.68%로 올랐으며, 9월과 10월에는 두 달 연속 3.7%대를 기록했다. 가산금리 상승 여파로 이들 은행이 10월에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9월(5.94%)보다 0.14%포인트(p) 오른 6.08%로 집계됐다. 두 달 전인 8월(5.83%)과 비교하면 0.25%p 상승한 것으로, 상단(국민은행·6.42%)은 6.5%대에 육박한다. '금리 장사' 비판으로 인해 은행이 대출금리를 손쉽게 올리기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관측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0일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코로나 종료 후 높아진 이자 부담 증가분의 일정 수준을 직접적으로 낮춰줄 방안을 강구해달라"던 김 위원장의 '재당부'가 가산·대출금리 상승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이자장사 비판도 있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어 한 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려 대출을 억제하면 풍선효과로 인해 타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때문에 눈치는 보이지만 대출 금액을 조정하려는 다른 은행들 또한 가산금리를 올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