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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자금조달 능력 살펴보니...농협 나홀로 '뒷걸음'

5대 은행, 9월 말 NSFR 평균 4.5%p 상승...농협 1.94%p 하락
예수금·은행채 증가 영향...긴축종료 전망 속 자금조달 전략 주목

 

[FETV=권지현 기자] 올해 초 주춤했던 국내 주요 대형 은행들의 자금조달 능력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

 

높아진 금리에 예수금이 늘어난 데다 은행채 발행 규모를 늘리며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9월 말 평균 NSFR(순안정자금조달비율)은 112.25%로 1년 전(107.75%)보다 4.5%포인트(p) 높아졌다. 

 

NSFR이 상승했다는 것은 은행들의 중장기 유동성 비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다. NSFR은 향후 1년간 신뢰할 수 있는 자금조달인 '안정자금가용금액(ASF)' 을 향후 1년 내 유출 가능성이 큰 부채규모인 '안정자금조달필요금액(RSF)'으로 나눠 산출한다. 단기유동성비율(LCR)과 함께 유동성 규제 핵심안 중 하나로,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NSFR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113.19%로 1년새 7.11%p 올라 개선폭이 가장 컸다. 국민은행이 116.07%로 6.7%p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하나은행(111.23%)과 우리은행(111.00%)은 각각 5.96%p, 4.64%p NSFR이 좋아졌다. 다만 농협은행은 109.75%를 기록, 1년 전(111.69%)보다 1.94%p 악화됐다. 농협은행은 작년 9월 말,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NSFR가 110%를 넘어섰으나 올해 3월 말 108.04%로 하락하더니 지난 9월 말에는 나홀로 110%를 밑돌게 됐다.    

 

 

대형 은행 대부분이 NSFR 개선에 성공한 데는 ASF가 늘고 RSF는 줄어든 덕분이었다. 실제 5대 은행 중 NSFR 개선폭이 큰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1년새 각각 17.4조원, 16.3조원으로 증가했으며, RSF는 2.1조원, 2.5조원 줄어들었다. 반면 NSFR가 유일하게 나빠진 농협은행은 같은 기간 ASF가 4조원 늘었으나, RSF는 이보다 더 큰 7.5조원 불었다.   

 

국내 대형은행 대부분은 고금리 속 '머니무브(대규모 자금 이동)'로 인해 예수금이 증가하면서 ASF가 좋아졌다. 소매·중소기업 고객으로부터 조달한 예금, CD(양도성예금증서) 발행, 은행채 발행 증가 등은 ASF 증가로 이어지는데, 특히 만기 1년 이상 소매·중소기업 고객으로부터 조달한 예금은 ASF 계산 시 높은 가중치를 부여받는다.

 

은행채 발행이 늘어난 점도 ASF 상승을 이끌었다. 올해 들어 채권시장에서 자금조달에 실패한 기업들이 은행으로 몰려오자 은행들은 은행채 발행 규모를 늘리며 원화 유동성 방어에 나선 것이다. 은행채 발행액은 지난 8월(3조7794억원) 순상환에서 순발행으로 전환됐으며, 9월에는 4조6800억원으로 규모를 더 키웠다. 

 

다만 기업대출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국내 시중은행의 NSFR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장기 자금조달 관리가 요구된다. 금리 상승 잔존 효과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은 기업들이 당분간 채권시장보다 은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가 내년 하반기부터 사그라들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은행들은 예적금 외 새로운 자금 조달처를 확보, 지속적으로 NSFR 관리에 힘써야 한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요구불예금, 저축·기업자유예금 등 저원가 고유동성 자금 순유입은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본다"면서 "중소기업 고객 대출 등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내년엔 올해보다 유동성 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