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박제성 기자] 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부회장이 44년동안 LG맨으로 함께 한 동거 동락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계에선 권 부회장이 박수칠 때 떠날 줄 아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그동안 권 부회장이 LG맨으로 맹활약하면서 LG그룹 내 2인자 반열까지 오르는 사실상 그룹 내 핵심 참모진이였다.
권 부회장은 한때 고(故) 구본무 회장의 남자로 불렸다. 또 'LG그룹 2인자'라는 호칭과 함께 '실세중의 실세'라는 소리도 들었다. 권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 입사를 시작으로 44년 만 오직 LG와 함께 동고동락했다.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 대표,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LG유플러스 부회장, LG 부회장 등 핵심사업 계열사에서 진두지휘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을 끝으로 44년간의 LG맨을 정리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가장 큰 업적으로는 2021년 11월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으로 임명된 뒤 기업공개(IPO, 코스피상장)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해 구광모 회장으로부터 엄지척을 받았다.
그랬던 그가 44년의 LG맨 인생을 최근 정리했다. 그동안 그는 LG그룹내 2인자로 불릴만한 그만한 이유가 있다. LG그룹 내 처음 몸담았던 곳은 LG전자인데 이곳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LG디스플레이(前 LG필립스), LG화학, LG(주) 부회장,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까지 핵심 수장 요직을 두루 거쳤다.
재계에선 44년간 몸담은 권 부회장의 리더십을 재조명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그의 리더십의 강점을 ▲소신 ▲편안함 ▲자신감 ▲여유감 ▲상대 배려 ▲현장중심 ▲경청을 거론하고 있다. 이럴 만한데는 이유가 있다. 권 부회장이 산업 전문경영인 경력자인데 LG그룹을 이끌어가겠다는 남다른 리더십을 보였다는 점였다고 재계는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나왔던 것이 여유감과 차분한 자신감이다. 이를 통해 경영 의사결정에 실행력을 높여왔다.
그러면서 경영성적에 대해서는 넓은 시야로 바라봤다. 단적인 예로 이렇다. 그는 지난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장 시절 핵심사업 중 한개인 DA(디지털가전) 시절 실적 부담감을 차분하게 바라봤다. 당시 권 부회장은 “성적이 좋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 좋은 얘기부터 하자면 1분기를 지나 DA 사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10% 성장률이다. 초우량 기업도 10% 성장에 만족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톱 수준이라 자긍심 있다”고 입장을 말한 바 있다.
그는 직원들의 피로도와 배려는 일맥 상통하다고 여겼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1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으로 지휘봉을 잡고 나서 임직원들과의 소통경영을 중시했다. 그는 임직원들의 근무하면서 겪는 애로사항의 귀를 경청하는 자세가 회사의 실적과도 직결된다고 여겼다. 또 한가지 그의 리더십은 포용과 결단력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7년 권영수 당시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사장 시절의 한 일화다. 당시 회사는 적자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였다.
경영진 입장에선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그는 경영구조 혁신을 위한 수술을 했다. 또 경청하는 의사소통으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회사를 성장시키게끔 유도했다. 이후 회사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 다른 리더십은 바로 ‘일하고 싶은 조직문화’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5년 LG유플러스(LGU+) 부회장 시절 때 였다. 그는 취임 후 '즐거운 직장팀' 조직을 신설했다.
당시 LG유플러스는 큰 고민을 했다. 치열한 통신 3파전 가운데 만연 3위 자리만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내 조직문화로 인해 나름 실적 성장하는데 큰 보탬이 됐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권 부회장의 44년 LG맨이 성공리에 막을 내릴 수 있다고 평가한다”면서 “향후 그가 어떤 제2의 인생을 내릴지 아직은 장담할 순 없지만 LG와의 한 길 인생이 올해 매듭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광모 회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 핵심 경영진의 세대 교체가 속도를 내는 거 아니냐”라는 의견도 분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