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사에서 열린 'NH올원뱅크 천만고객 돌파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고객 중심의 슈퍼플랫폼 역량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며, 고객 감동의 아이콘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FETV DB] ](http://www.fetv.co.kr/data/photos/20231147/art_17006963556996_67385f.jpg)
[FETV=권지현 기자] 올해 1월 취임한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디지털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금융권에서 농협금융의 디지털 '수준'은 이 회장 취임 전후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슈퍼플랫폼 구축'을 그룹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지만 올해처럼 실행력이 돋보이진 않았다. 그룹 새 수장이 된 이 회장의 디지털 전환을 향한 열정이 그만큼 남다르단 얘기다. 슈퍼플랫폼이란 은행 서비스 중심의 앱을 자산, 투자, 부동산, 헬스케어 등으로 다각화하는 전략을 말한다.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농협금융의 전략은 지주의 '구체적인 방안 수립'과 핵심 계열사인 NH농협은행의 '뱅킹 앱 서비스 확장',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주가 연초부터 디지털전환(DT) 관련 임원들과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 강화 대책' '대내외 DT추진 저해요인 해소 방안' 등을 고민하는 사이, 농협은행은 이석용 행장이 주축이 돼 '뉴(NEW) NH올원뱅크' 앱을 출시, 농협금융·경제 계열사 등과 연계한 농협 특화 서비스와 '비금융' '생활영역' 서비스를 발빠르게 앱에 집어넣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내년까지 풀뱅킹(Full Banking) 서비스를 구현해 하나의 앱으로 모든 금융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슈퍼앱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으며, 농협금융 관계자는 "NH올원뱅크를 중심으로 생활과 금융이 하나로 연결되는 플랫폼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회장은 취임 보름만인 지난 1월 19일, 올해 경영전략을 밝히면서 '디지털 혁신'을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지목한 바 있다. 신임 회장이 꼽은 그룹의 방향성인 만큼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대형 금융지주 회장들이 공통적으로 밝힌 이 키워드가 농협금융 임직원들로 하여금 '이석준 회장에게는 진심'이라고 느껴지게 한 부분은 따로 있었다.
농협금융은 이날 외부 특강 순서를 따로 마련해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를 초청했다. 이 대표는 향후 디지털금융의 방향성과 중요성에 대해 강의했고, 업계에 혁신을 불러온 금융 빅테크 기업의 DNA를 농협금융에 공유해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특강 후 이 회장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과감하며, 속도감 있게 실행해야만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세계 최초의 금융서비스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상생의 가치로 고객을 감동시키자"고 강조했다.
'달라진 모습'은 9개월 만에 수치로 드러났다. 농협금융은 지난 10월 3분기 실적을 밝히면서 이례적으로 '디지털 혁신 추진현황'을 공개, 지난 9개월간 달려온 '슈퍼플랫폼 구축' 중간 성적표를 발표했다. 농협금융이 실적 자료에서 그룹의 수익성, 건전성, 자금운용·조달 외에 디지털 부문을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료에 따르면, 농협금융의 주요 앱인 NH올원뱅크는 9월 말 기준 가입자수 999.8만명을 기록, 최근 1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551.7만명이던 NH페이(Pay) 가입자는 647.3만명으로 17.3% 증가했다. KB금융의 KB페이(719만명·MAU), 하나금융의 원큐페이(718만명)에는 못 미치지만 금융권은 9개월 만에 100만명을 모은 농협금융의 저력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농협금융은 비금융 강화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이달 농협은행은 NH올원뱅크에 '부동산' '전기차' '머니레터' 등 총 5가지 생활금융 서비스를 새로 넣었으며, 역시 이달 취약계층에게 대면·비대면 진료를 지원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솔닥'과 손잡고 농협은행 플랫폼 내 금융·헬스케어 콘텐츠를 확대하기로 했다.
강태영 농협은행 DT부문 부행장은 "농협은행의 비금융 사업 영역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종업종간의 활발한 협업을 통해 금융을 넘어 실생활에서 고객과 함께 하는 매력적인 은행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