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 명동거리. [사진 연합뉴스] ](http://www.fetv.co.kr/data/photos/20231145/art_16995737974451_cd0a68.jpg)
[FETV=권지현 기자] "기존 상품과 고객으로는 수익에 한계가 있어 금융영역을 확장할 만한 새로운 시도가 절실하다. 내부에선 유명기업을 (파트너사로) '잡아오는 것'도 '능력'이라는 말이 있는데, 업무협약 단계더라도 일단 잘 성사될 수만 있다면 최고경영자(CEO)도 시간을 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형 시중은행 한 관계자)
대형 은행들이 이달 유명 생활 브랜드와 일제히 맞손,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섰다. 많은 고객수와 사업 노하우, 평판 '삼박자'를 보유한 기업을 찾기 위한 은행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는 후문이다. 여기에는 당장 '혁신'을 꾀하는 것보다 이미 보유한 상품·시스템을 새 비즈니스에 적용해 수익원을 늘리는 것이 수월하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일 생활가전 렌탈 1위 업체 '코웨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 신사업·마케팅 분야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 신한은행은 코웨이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 상품·혜택을 제공하고,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에게 코웨이 신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번 맞손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으로 유명한 코웨이가 최근 침대 매트리스와 안마의자 제품 통합 브랜드 'BEREX'를 선보이는 등 신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과 환경가전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시도"라고 평가했다.
하나은행은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 '당근'과 손잡았다. 당근 이용자 3600만명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 기존 금융상품 판매와 함께 신사업 진출 기회도 얻는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우선 하나은행은 하나카드와 연합군을 형성, 당근페이 사용자 전용 입출금 통장과 체크카드를 내놓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당근과 당근페이의 니즈와도 맞아떨어진다. 최근 당근은 회사명에서 '마켓'을 떼고 중고거래를 넘어 부동산·중고차 직거래 등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어 금융 파트너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지난 7일 진행된 양사 업무협약식에는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황도연 당근 대표, 안중현 당근페이 부사장 등 관련 최고경영자 모두가 총출동했다. 이 행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고객 생활에 더 밀접하고 유용한 디지털 금융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루 뒤, 우리은행은 '야놀자'를 만났다. 여가 플랫폼 기업과 함께 마케팅 협력 수준을 넘어 제휴 소상공인에게 금융 컨설팅 등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우리은행은 야놀자도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적금 금리와 환율을 우대하고, 대출 등 전용 신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병규 행장은 "야놀자와 함께 온·오프라인을 넘어 신선한 고객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으며,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고객 만족을 위해 우리은행과 파트너십을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은행과 생활업종간 파트너십이 금융 플랫폼 성장 측면에서 '거쳐야 할 단계'로 보고 있다. 그동안 금융그룹 회장들은 '옴니채널'(omni-channel)을 강조하며 시장지배력과 디지털 네트워크 내 위상 강화를 내세웠는데, 비금융 기업과의 협력이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까지 국내 은행은 플랫폼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생활밀착형 업종과 협업해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십 중심"이라며 "향후 국내은행 플랫폼은 비금융, 통합, 연계를 통해 마켓플레이스 형태의 개방적 금융복합형 플랫폼으로 발전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