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7 (토)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유통


"백화점은 벌써 크리스마스"…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롯데·신세계·현대, 이달 중 크리스마스 트리 공개
편지 전광판·유럽식 공방·뮤지컬 무대…더 밝고 화려하게
지난해 이태원 참사로 인해 홍보·마케팅 최소

[FETV=박지수 기자]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가 오는 12월 25일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벌써부터 화려한 단장에 팔소매를 걷고 나섰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증샷을 찍기 위해 크리스마스 명소를 찾는 고객들이 크게 늘면서 이들의 발길을 끌어 ‘연말 특수’ 효과를 누리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몇 년 새 크리스마스 장식이 경쟁이 되면서 백화점들은 매년 초 전담 조직을 만드는 등 자존심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지난해에는 이태원 참사로 인해 예년보다 늦게 조용히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하고, 방문객들의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이날부터 본점·잠실점 등 5개 점을 시작으로 전국 각 점포에 크리스마스 테마를 적용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외벽에 100m 길이 파사드를 3층 높이로 만들고, 파사드 전체를 크리스마스트리와 조명으로 장식해 동화 속 크리스마스 거리를 걷는 듯한 느낌을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점등이 시작된 지난해 11월15일부터 연말까지 롯데백화점 본점 식당가 매출이 지난해 기간보다 70%나 오르며 손님들의 발길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하자 롯데백화점은 올해 크리스마스 장식을 2주 가량 일찍 앞당겼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월부터 크리스마스 테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전담 인력과 디자이너들이 장식 콘셉트를 논의해 왔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소망’을 주제로 연말이면 편지로 안부를 전하던 시절 감성을 비주얼로 풀어냈다. 삽화는 스페인 작가 줄리아 사르다 포르타벨라가 맡았다. 비주얼에 이야기를 더하기 위해 소설가 정세랑 작가와도 손을 잡았다. 주인공이 편지를 배달하는 크리스마스 요정 ‘똔뚜’들과 만나 일어나는 꿈 같은 이야기를 선보인다.

 

본점 앞 100m가량 거리를 ‘소공 에비뉴’로 꾸미고, 정문에는 ‘편지 상점’을 연출했다. 쇼윈도는 지난해보다 4개 늘린 9개를 운영해 ‘움직이는 피규어’ ‘크리스마스 선물 상품’ 등을 배치했다. 본점 영플라자 외벽에 설치된 대형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서는 크리스마스 테마 애니메이션도 상영한다. 본점 크리스마스 장식은 일몰 시각인 이날 오후 5시 30분에 맞춰 점등된다. 특히 유리벽 QR코드를 통해 메시지를 보내면 을지로입구역 앞에 있는 대형 전광판인 ‘편지 상점’에 자신이 쓴 메시지가 뜬다.

신세계백화점도 오는 9일을 공개 목표로 ‘신세계 극장’이라는 주제로 서울 중구 명동 본점 외벽에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3분 여 간 환상적인 뮤지컬 무대를 연출할 계획이다. 극장의 붉은 커튼이 걷히고 금빛 사슴을 따라 신비로운 숲으로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크리스마스 캐롤과 함께 반짝이는 회전목마, 밤하늘을 달리는 선물 기차, 트리로 둘러싸인 아이스링크가 차례로 펼쳐지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선사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이 광고판을 떼고 지금과 같은 크기와 형태의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한 것은 지난 2021년부터다. 당시 신세계백화점은  LED 칩 140만개를 통해 초대형 스크린에 서커스와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한 동화같은 영상을 통해 화제를 모았다. 이를 배경으로 사진과 영상을 찍으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일대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는데 이 성공은 백화점 업계의 크리스마스 장식 경쟁에 새로운 불을 지폈다.

 

신세계백화점은 그동안 팀장급이던 비주얼머천다이징(VMD)팀 수장을 지난달 임원급으로 승진시켜 조직을 강화하는 등 크리스마스 장식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중구 회현동 본점 외벽에 크리스마스 기차를 타고 아름다운 설경 위를 달려 도착한 ‘마법의 성’에서 펼쳐지는 파티를 담은 3분가량의 미디어 파사드 영상을 선보였다. 섬세한 영상미를 위해 2021년보다 스크린 크기를 1.5배로 늘리고 발광다이오드(LED) 칩도 2021년보다 210만개 더 늘어난 350만개를 사용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 ‘해리의 꿈의 상점’을 주제로 ‘H빌리지’를 공개했다. 11m 높이 대형 트리와 함께 현대백화점 전 점포를 상징하는 16개 상점과 시장을 공방 골목길처럼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더현대 서울의 경우 해당 크리스마스 연출이 내부 한정된 공간에 위치한 만큼,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올해는 안전관리 인원을 평소 대비 2배 이상 늘린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더현대 서울 5층에 13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120여 그루의 나무, 11개의 오두막, 6000여 개의 조명 등으로 꾸민 1000평 규모의 크리스마스 마을을 선보여 손님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크리스마스 캐럴에 맞춰 설치된 6000개의 조명을 활용한 조명 쇼를 매일 5분간 3회씩 진행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 직후 애도 기간에는 관련 행사를 중단했었다. 조명 쇼 재개와 함께 ‘웨이팅 시스템’을 도입하고, 현장 안전 요원도 늘려 안전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썼다. 올해 역시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안전관리 인원을 평소보다 2배 이상 늘린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년 초 전문 인력을 꾸려 연말 크리스마스 장식을 논의할 정도로 이제는 하나의 자존심 싸움이 됐다”며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손님들의 방문률도 늘고 매출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