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1 (토)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소비자가 많아야 금융상품을 팔죠" 은행권 인구大國 공략나선다

출산율 0.78명 한국선 성장 힘들어...인니·베트남·캄보디아 시장 확대

 

[FETV=권지현 기자] 카카오뱅크가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인 '슈퍼뱅크'(PT Super Bank Indonesia)에 지분 10%를 투자한다. 또 현지 여수신 상품·서비스 기획 과정도 함께하기로 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예고했다. 이번 협약으로 카카오뱅크는 4개월 만에 동남아 보폭을 또 한번 넓히게 됐다. 지난 6월 카카오뱅크는 태국 주요 금융지주인 SCBX와 손잡고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합계출산율이 세계 최저인 0.78명에 그치고, 국내 금융시장 성장성이 한계에 달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은행권이 인구가 많고 평균 연령이 낮은 해외 국가와 도시를 개척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영·유아와 중·장년층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내수 시장만으로는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출산율 0.78명 시대..."해외서 기회 찾자" 

 

초저출산율 속, 청소년을 떠오르는 주 고객층으로 여기는 인터넷전문은행은 해외 판로 개척이 가장 절박하다. 국내 1위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해외 첫 투자처로 동남아를 선택한 이유가 여기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지분 투자를 결정하면서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7000만명의 세계 인구 순위 4위 국가이지만, 세계은행(WB)이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15세 이상 인구의 절반 가량은 은행 계좌가 없다"면서 "지리적으로 1만8000여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어 은행 서비스가 미치지 않은 지역이 많다"고 말했다. 

 

대형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도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뛰고 있다.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콘서트를 개최, 현지 젊은 세대에게 'KB'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콘서트는 국민은행의 자회사인 KB부코핀은행도 현지 후원사로 참여했다. 국민은행은 2018년 현지은행인 부코핀은행 지분을 22% 취득한 이후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66.88% 지분을 확보했다. 6월 말 기준 부코핀은행 당기순이익은 84억원이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7월 서남아시아 시장 진출 신호탄을 알렸다. 인도 '노이다지점' 문을 열고 기업금융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첫 해외 지점 개점으로, 당시 개점식에는 김용기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 장재복 주인도 대한민국 대사, 시다트 나드 싱 우타르프라데시 주(州) 전 장관 외에 인도비료협동조합(IFFCO) 최고경영자(CEO) 아와스티 회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의 정체성과 인도 지역적 특성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개점식에서 "인도는 약 13억명의 인구 인프라를 갖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으로, 농협은행의 강점인 농업·공공금융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사업이 전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노이다지점은 서남아시아 시장 진출의 주요 거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평균 연령 낮은 곳 향한다 

 

국내 은행들은 평균 연령이 상대적으로 낮은 나라, 즉 젊은 소비자가 많은 나라를 공략하는 전략도 펴고 있다. 당장은 시장 규모가 작아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신한은행 베트남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6월 삼성전자 베트남 판매법인(SAVINA)과 함께 삼성월렛 서비스 홍보·마케팅, 삼성월렛 내 뱅킹서비스, 제휴 카드 사업 등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같은 시기 우리은행은 삼성화재 베트남법인과 기업고객에게 재산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베트남은 평균 연령이 32.5세로 20~30대 젊은 인구가 절반이 넘는다. 신한베트남은행 관계자는 "이번 삼성전자 베트남 판매법인과의 업무협약을 계기로 베트남 금융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로드맵을 더욱 발전 시킬 수 있게 됐다"고 했으며,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이자이익 확대 등 수익구조 강화를 통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지방은행인 광주은행도 베트남 시장을 공략, 첫 해외 자회사인 JBSV를 통해 온라인 증권거래 서비스 'FINAVI'를 개시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8월 캄보디아 상무부로부터 통합 상업은행 'KB프라삭은행' 출범 최종승인을 획득, 현지 영향력 확대를 예고했다. 두 개의 현지 자회사, 소액대출 전문 금융기관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와 상업은행인 'KB캄보디아은행'을 하나로 합쳐 종합 금융 서비스에 선진 디지털 역량을 더한다는 방침이다.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25세 이하의 젊은 캄보디아인들은 디지털 기술에 밝고 새로운 상품이나 트렌드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조남훈 KB금융그룹 전무는 "전국 180여개의 현지 영업 네트워크와 5000명이 넘는 대출 세일즈 인력을 활용해 영업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