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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프로젝트 '산 너머 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팔고’ 유럽노선 슬롯 ‘넘겨’…합병 실효성 ‘글세’
2조 인수자금 외에도 막대한 현금 필요해…산업은행 등 이자만 2000억대

[FETV=김진태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두고 항공업계 일각에선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쟁 당국의 허가를 받기 위해 슬롯을 내주는 것은 물론 알짜사업 중 하나인 화물사업 매각에 나서고 있다는 시각에서다.

 

아시아나 인수 이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인수자금 외에도 막대한 현금이 필요하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경주마의 심정으로 달리는 조 회장의 결단이 항간에 떠도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대한항공을 메가 항공사로 이끌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EU집행위원회(EC)에 합병시정서(이하 시정서) 초안을 제출한다. 시정서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전체를 매각하고 자사 14개 유럽노선 중 4개 노선을 반납하는 여객 슬롯(시간당 이착륙 허용 횟수) 조정안이 담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납 대상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중복 취항하는 인천~파리,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로마, 인천~바르셀로나가 유력하다. 당초 EC가 지난 5월 대한항공에 보낸 중간 심사보고서(SO)에서 두 항공사의 결합이 해당 노선의 여객 운송 서비스 경쟁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해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전체 매각과 4개의 여객 슬롯 반납을 결정하면서 합병 승인 가능성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EC가 요구했던 내용이 이번 시정서에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대한항공이 EC측에 백기를 든 셈이다.

 

문제는 아시아나 인수로 얻게 될 실효성 여부다. 경쟁 당국의 합병 승인을 얻기 위해 대한항공이 사실상 거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게 되면서 막대한 비용 투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시정서에 담길 것으로 알려진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를 전체 매각한다면 아시아나 인수로 늘어날 매출은 3조원 가량 감소하게 된다. 

 

실제로 아시아나의 작년 매출은 총 5조6300억원 수준인데 이중 절반이 넘는 3조원 안팎이 화물사업부에서 나왔다. 경쟁 제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되지만, 합병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아시아나를 인수한 이후 재무개선을 위해 막대한 현금이 필요하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올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의 부채비율은 1700%대를 넘어섰다. 통상 부채비율은 100% 이하를 이상적, 200% 이하를 안정적으로 본다. 

 

막대한 이자도 인수 이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아시아나는 이 기간 201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아시아나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낸 이자만 2023억원에 달한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 모두 빚 갚는데 쓴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합병이 되면 한진그룹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자금 투입은 불가피하다”며 “막대한 현금 수혈이 필요한 만큼 한진그룹에도 부담이 전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