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창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탁기 1대로 건조까지 가능한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선보이며 생활가전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양사는 신제품을 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에서 전격 공개했다. 이날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일반에 공개되면서 이 세탁기의 개발 일화도 덩달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지난달 잇달아 일체형 세탁건조기 공개 소식을 알렸다. 먼저 LG전자가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를 IFA 2023에서 공개한다고 지난달 21일 밝혔다. 이 제품은 대용량 드럼 세탁기와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 건조기를 융합했다. 세탁 및 건조 용량은 각각 25㎏, 13㎏다. 하단에는 기능성 의류, 속옷, 아이 옷 등을 분리 세탁할 수 있는 4㎏ 용량 미니워시도 탑재했다.   

신제품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상하(직렬)로 배치했을 때와 비교, 상부 수납 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세탁이 끝나면 자동 건조를 시작, 세탁기에서 건조기로 세탁물을 옮기는 가사노동을 없애준다. LG전자는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 건조기술을 신제품에 적용했다. 이를 위해 세탁건조기용 히트펌프 건조 모듈도 자체 개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가 히트펌프 방식 건조기를 필수가전 대열에 올려놨던 것처럼 차별화된 세탁건조기 역시 혁신적 고객경험을 제공하며 필수가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30일 삼성전자도 IFA 2023에서 세탁건조기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LG전자와 세탁·건조 용량은 같다.

이 제품은 '에코 버블' 기능을 적용, 물에 녹인 세제 거품이 섬유 사이에 빠르게 침투해 더 깨끗하게 세탁한다. 고효율 대용량 디지털 인버터 히트펌프가 적용돼 '비스포크 그랑데 건조기 인공지능(AI)’ 수준의 빠르고 보송한 건조 성능을 구현했다.

이준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세탁물을 건조기로 옮기는 소비자의 불편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디지털 인버터 히트펌프 기술로 에너지 절감까지 가능한 유용한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니즈를 세심하게 반영한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자업계에서는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그간 공간 활용 어려움, 번거로운 세탁물 건조기 재투입 등으로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에게 유력한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기존 제품과 다른 신제품 세탁건조기 ‘탄생 비화’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사 관계자들은 일체형 세탁건조기 개발의 가장 큰 기술적 어려움으로 “히트펌프 방식을 세탁기에 결합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도 세탁기 내 건조 기능을 갖춘 제품은 있었으나 이는 헤어드라이어처럼 온풍을 사용하는 ‘히터’ 방식’이었다”라며 “옷감 손상 우려가 있었고 ‘옷이 줄어든다’는 소비자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전기 소모도 많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2017년 업계에서 인버터 컴프레서(=히트펌프) 방식 건조기가 출시됐는데 이는 기존 고온 히터와 다른 저온 제습 방식”이라며 “제습기가 실내 제습하듯 옷감 수분만 흡수하는 방식으로 ‘히터 방식보다 낫다’는 평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인버터 컴프레서를 세탁기 내부에 내장하려면 부피가 커진다. 기존 드럼세탁기+건조기 형태에서 부피를 많이 차지했는데 이번에는 부품을 컴팩트하게 만들었다”라면서 “세탁기·건조기가 따로 있는 형태보다는 건조 성능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