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중국 부동산 위기가 글로벌 경제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한국 게임업계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 시행중인 셧다운제와 함께 신규 판호 발급 또한 지난 3월 이후 판호 발급 소식이 끊기면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치밀한 시장분석과 현지게임에 대항할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으로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대형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이 촉발한 채무불이행 위기가 중국 금융계로 확산되면서 금융위기로의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 건설사 38개 중 18곳이 대대적인 손실을 기록하면서 부동산발 위기가 금융권으로 확산되면 사실상 글로벌 전 산업군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중국의 경제 위기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게임사들에게도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아직 경제위가가 현실로 다가오진 않았지만 장기화 될 경우 전반적인 게임 소비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엔데믹 이후 중국 게이머들의 소비가 나날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이번 사태가 중국 불경기의 쐐기를 박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일례로 현지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던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과 넥슨게임즈의 '블루아카이브' 등도 높은 인기 순위에도 불구하고 매출 순위는 비교적 낮은 등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대한민국 게임 백서에 따르면 중국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국내 게임업계의 수출 비중 34% 이상 차지하고 있는 요충지로 꼽히고 있다. 한국 게임사 입장에선 이번 중국 경제 위기가 큰 타격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위기로 인해 중국 정부가 게임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은 대규모 콘텐츠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들어 시작된 고강도 규제 기조에 따라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을 금요일과 주말 1시간으로 제한하는 '강력 셧다운제'가 실시되고 있다. 현재의 정책이 더욱 강화되면 게임 이용자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청소년 계층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게임 시장의 위축은 매출로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게임산업 연구원이 2022년 게임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중국의 게임 시장 총 매출은 2658억위안, 우리 돈으로 49조원으로 2021년 대비 10.3% 줄었다. 게임 이용자 수는 6억6400만명으로 전년대비 0.33% 감소했다. 판호소식 또한 뚝 끊기면서 불안감을 가속시키고 있다. 중국의 외자판호 발급 소식은 지난 3월을 마지막으로 잠잠한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 현지 게임사들의 개발 역량과 이용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한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 규모도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게임시장이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때 국내 게임사에게 골드러시 붐을 일으켰던 중국 게임시장이 지난해부터 다시 열리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과거 카피 게임과 수준 낮은 게임을 양산하던 중국 현지 게임사들의 자체기술력이 높아지면서 자국 게임 인기가 높아진 상황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게임의 수준은 높아졌고 게임 사용자의 눈도 높아졌다. 이제 한국 게임이라고 마냥 인기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치밀한 시장 분석과 현지 게임들과 경쟁할 수 있는 게임 개발력을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없는 중국 진출은 큰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