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크래프톤이 아이언메이스가 개발한 '다크 앤 다커'의 모바일 게임 IP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이 게임은 넥슨의 자료를 반출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법정 공방이 진행중이다. 이에 업계와 게이머들 사이에서 크래프톤의 이번 라이선스 취득에 대해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크래프톤은 법정 공방에 대해 제 3자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크래프톤이 수세에 몰린 아이언메이스의 백기사가 될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지만 사업적인 실리를 중시했을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크래프톤은 지난 24일 다크 앤 다커의 개발사 아이언메이스와 계약을 통해 '다크 앤 다커' IP 기반 모바일 게임에 대한 글로벌 라이선스를 독점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크래프톤은 산하 독립 스튜디오 블루홀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신작 모바일 게임에 다크 앤 다커 IP를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당 IP 게임을 자체 개발 형태로 서비스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아이언메이스는 전직 넥슨 직원들이 주축이 돼 2021년 10월 세운 스타트업이다. 다크 앤 다커는 이 회사의 데뷔작으로 던전 크롤러 장르의 PC 게임이다.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베타 테스트 형태로 공개되 국내외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크래프톤을 비롯해 텐센트, 카카오게임즈, 하이브, 웹젠 등 국내외 유력 게임사들이 판권 확보를 위해 뛰어든 바 있다.
그러나 다크 앤 다커가 넥슨에서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P3와 유사하다는 이야기가 떠돌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넥슨이 아이언메이스의 핵심 개발진들이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프로젝트 P3의 소스를 사용했다며 지식재산권 침해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형사고발을 단행해 해당 사건은 국제적인 관심사가 됐다.
넥슨은 이 게임이 핵심 개발진중 한 명이 넥슨 재임 시절 개발하던 '프로젝트 P3(가칭)'의 자료를 반출해 개발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 국내 법원에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관련 조사를 맡고 있는 수원지방법원은 지난달 관련 심리를 마무리, 판결을 준비하고 있다. 동시에 진행했던 미국에서의 서비스금지 소송의 경우 워싱턴주 시애틀법원이 관련한 분쟁은 한국에서 다툴 문제라며 기각한 상황이다.
업계와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크래프톤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직장인 익명 플랫폼 블라인드에서는 이해관계자인 넥슨의 직원들은 물론, 엔씨, 위메이드 등 대형 게임사 직원이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특히 라이선스 계약을 한 당사자인 크래프톤의 직원 일부도 황당하다 또는 부끄럽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게이머들 또한 크래프톤의 초기작인 테라를 둘러싸고 엔씨소프트와의 분쟁을 예로 들면서 이번 결정이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크래프톤은 아이언메이스와 넥슨 간 법적 분쟁에는 제 3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임우열 크래프톤 퍼블리싱 수석 본부장은 "향후에 나올 사법적 판단을 제3자로서 지켜보고 존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한편으론 "법적 분쟁과는 별개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원작 IP의 생명령이 계속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의 제 3자 선언에도 일각에서는 크래프톤이 사실상 아이언메이스의 백기사가 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크래프톤이 3자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기에 현재로서는 속단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크래프톤이 다크 앤 다커의 IP를 품은 이유는 사업적인 이유가 많았을 것”이라며, “실리를 따진다면 크래프톤의 결정이 이치에 맞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아이언메이스가 법정공방에서 승소했을 경우 IP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크래프톤에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IP를 확보하는 셈이다. 특히 크래프톤과 긴밀한 협업 관계인 중국 텐센트가 조력할 경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 비견할 성공이 따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크래프톤의 입장에서는 판결이 나기 전에 선계약해 아이언메이스가 패소하더라도 기지급한 계약금은 아이언메이스가 반납하지 않아도 된다는 선에서 접점을 찾았을 가능성이 크다. 아이언메이스 입장에서는 긴급한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받아들였을 것으로 점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