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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결별하는 어린이보험…보험사 예상 시나리오는?

금감원, 30대 가입 ‘어른이보험’ 퇴출
8월 말까지 상품명에서 ‘어린이’ 빼야
최고 15세 제한 vs 어린이 빼고 판매
0~15세·20~30대 ‘투트랙’ 판매 유력

 

[FETV=장기영 기자] ‘삼성화재 자녀보험 마이 슈퍼스타’, ‘굿앤굿 어린이 스타종합보험’, ‘아이(I) 러브(LOVE) 플러스 건강보험’, ‘KB 금쪽같은 자녀보험 플러스(Plus)’, ‘내맘(Mom)같은 어린이보험’.

 

현재 최고 30세 또는 35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국내 5대 대형 손해보험사의 어린이보험 상품명이다. 이들 상품은 오는 8월 말까지 상품명에서 ‘어린이’나 ‘자녀’ 또는 이로 오인할 수 있는 단어를 빼야 한다.

 

가입 연령이 최고 15세를 초과하는 상품은 어린이보험이 아니라며 일명 ‘어른이(어른+어린이)보험’ 퇴출에 나선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고민에 빠진 보험사들이 어떤 묘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 손보사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19일 발표한 ‘보험상품 구조 개선 방안’에 따라 어린이보험 상품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방안을 통해 가입 연령이 최고 15세를 초과하는 어린이보험은 ‘어린이보험’, ‘자녀보험’ 등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상품명 사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는 보험사들이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최고 35세까지 확대하면서 어린이 특화 상품에 성인이 가입하는 등 불합리한 상품 판매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실제 올 들어 5대 대형 손보사 중 3곳이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기존 최고 30세에서 35세로 확대해 30대도 가입할 수 있는 어른이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3월 KB손보가 가장 먼저 상품을 개정 출시하자, 4월 DB손보와 메리츠화재도 잇따라 가입 연령을 확대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30대가 가입할 수 있는 어린이보험, 나아가 30대 부모와 어린 자녀가 함께 가입할 수 있는 어린이보험을 과연 ‘어린이보험’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논란을 낳았다.

 

결국 금융당국이 나서 어린이보험을 본연의 어린이 특화 상품으로 되돌려놓기로 하면서 어린이보험은 ‘어른이’와의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금감원이 오는 8월 말까지 개선 방안을 반영해 상품을 개정하도록 하면서 보험사들은 일제히 고민에 빠졌다. ‘상품명을 바꿔 그대로 판매할 것이냐’, ‘상품명을 유지하고 가입 연령을 낮출 것이냐’라는 갈림길에 섰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기존 상품명에서 어린이 또는 자녀라는 단어만 빼면 되는 것 아니냐는 견해를 내놓고 있지만, 이 경우 고객들이 어린이보험이라는 점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어 문제가 간단치 않다. 특히 새로운 타깃층으로 겨냥한 20~30대 고객을 유치하는 대신, 본연의 고객층인 태아와 영·유아 고객을 확보하기 어렵게 된다.

 

이에 따라 각 보험사는 회사별 어린이보험 상품 구성과 가입 연령 등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예를 들어 현재 최고 20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A상품과 최고 30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B상품을 별도로 판매 중인 한 대형사는 A상품의 가입 연령을 최고 15세로 낮춰 기존 상품명을 유지하고, B상품은 상품명에서 어린이를 제외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 35세까지 가입 가능한 C상품을 단독 판매하고 있는 다른 대형사는 상품명에서 어린이를 빼고 그대로 판매하는 방안과 가입 연령을 최고 15세 낮추고 20~30대 세대 특화 건강보험 상품을 별도 출시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방안 검토 과정에서는 어린이보험에 불필요한 성인질환 담보를 부가하지 말라는 금감원의 지시도 고려해야 한다.

 

금감원은 어린이에게 발생 빈도가 극히 낮은 뇌졸중, 급성심근경색 등 성인질환 담보를 어린이보험에 부가하는 것을 제한하기로 했다. 만약 기존 어린이보험 상품명을 유지한다면 가입 연령 제한과 함께 담보 구성도 바꿔야 하는 만큼 상품 개정 작업이 복잡해질 수 있다.

 

기존 어린이보험의 가입 연령을 최고 15세로 낮출 경우 0~15세 고객과 20~30대 고객을 구분해 개별 공략하는 ‘투트랙(Two-Track)’ 판매 방안이 유력하다. 보험사 입장에서 핵심 고객층으로 떠오른 ‘MZ세대’ 고객을 어린이보험을 통해 유치할 수 없다면, 세대 특화 건강보험 판매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서도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기존 최고 30세로 유지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이미 세대 특화 상품을 판매 중이다. 삼성화재는 30세부터 40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내돈내삼’, 현대해상은 20세부터 40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굿앤굿 2030 종합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어린이보험 상품 구조 개선과 관련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아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각 보험사 어린이보험의 주 타깃층과 마케팅 전략 등에 따라 선택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