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한진칼 주주들의 배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작년보다 크게 올라서다. 연말 받는 사용료를 더하면 올해 영업수익은 1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작년과 비교해 상환 부담이 커진 것은 변수로 떠오른다.
17일 관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올 1분기에만 별도기준 893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140억원)보다 538.7% 오른 수치다. 한진칼의 1분기 영업수익이 1년 만에 급증한 것은 배당 수익 때문이다. 한진칼의 1분기 배당 수익은 이 기간 51억원에서 788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한진칼의 배당 수익이 급증한 것은 대한항공의 영향이 크다. 지난 2021년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냈던 대한항공은 배당을 못했다. 하지만 작년엔 여행 수요가 살아나면서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작년 14조원이 넘는 매출과 3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5조원 가량, 영업이익은 1조4000억원 안팎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대한항공은 올 초 보통주 1주당 750원, 우선주 1주당 800원 등 총 2770억원의 배당을 실시하면서 한진칼의 배당 수익을 올리는 데 일조했다. 한진칼이 소유한 대한항공 주식은 9620만7460주로 총 배당 수익은 721억원에 달한다. 올 1분기 한진칼이 올린 배당 수익에서 대한항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넘긴다.
아직 사용료 등 기대수익이 남아있다는 점도 주주들의 배당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한진칼은 순수지주사로 주 수익원은 배당금과 상표 사용료, 파견용역수익, 부동산 임대수익이 전부다. 이 중 파견용역수익과 부동산 임대수익은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지만 상표 사용료는 수백억원에 이른다.
한진칼은 작년에만 329억원의 사용료를 받았는데 이 중 231억원의 대한항공 1곳에서 받았다. 사용료의 절반 이상이 대한항공에서 나오는 셈인데 대한항공의 실적은 작년보다 올해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의 매출이 커질수록 한진칼이 받을 수 있는 사용료도 덩달아 오른다. 한진칼 주주들이 올해 배당 확대를 기대하는 이유다.
다만 배당 확대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도 있다. 영업수익이 커지기 위해선 판매관리비용이나 금융비용, 기타 영업외비용 등을 줄여야 한다. 문제는 올해 한진칼의 채무증권 상환 부담이 작년보다 크다는 것이다.
한진칼은 올해 하반기에만 1777억원의 채무상환이 대기중이다. 지난해 100억원의 상환 부담이 있었던 것과는 17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채무의 상당 부분은 차환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자칫 차환이 아닌 상환을 선택할 경우 배당에 쓰일 재원은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금융비용이 커진다는 점도 불안요소중 하나다. 한진칼의 금융비용을 보면 지난해 640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과 비교하면 1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문제는 한진칼의 금융비용이 최근 들어 급격히 늘었다는 점이다. 한진칼은 설립 이후 100억원대의 금융비용을 유지했지만 지난 2021년 500억원대를 돌파하더니 작년엔 600억원대로 금융비용이 불어났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채무상환과 금융비용 등 불안요소는 있지만 자회사들의 성적이 좋아지는 만큼 한진칼이 벌어들이는 돈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초 있을 한진칼 배당도 확대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