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현대모비스가 올해 2분기 수익성 개선을 잔뜩 기대하고 있다. 2분기들아 영업이익률을 갉아먹던 운임비와 판매관리비 부담이 빠르게 완화되는 데다 불필요한 부대비용 절감 노력도 약발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가 이같은 수익성 개선 효과를 앞세워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연출할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올해 1분기 14조666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 올린 매출이 11조3082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1년새 매출이 3조원 넘게 확대된 셈이다. 현대모비스는 외형 부문에선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수익적인 부분은 매출을 따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매출은 올랐지만, 수익성을 뜻하는 영업이익률은 되레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률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작년 1분기 3.4%를 기록한 이후 2분기(3.2%), 3분기(4.3%), 4분기(4.4%) 등 대체로 상승 추세다. 하지만 올 1분기 들어 2.8%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며 전 분기대비 1.6%포인트(p) 감소했다.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매출이 3조원 넘게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률 감소가 더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비슷한 분야에 있는 그룹내 계열사 성적 때문이다. 부품과 완성차라는 차이는 있지만 같은 자동차 산업에 속한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전년과 비교해 대폭 오른 탓이다.
작년 1분기에만 해도 6% 초반대에 머물렀던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9.5%를 기록하며 두자릿수의 수익성을 바라보고 있다. 반면 기아는 작년 4분기 11.3%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며 일찌감치 두자릿수대로 진입했다. 기아의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여기서 0.8%p 오른 12.1%를 보였다. 영업이익률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현대모비스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대모비스가 올 1분기 영업이익률 측면에선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2분기 들어 현대모비스의 수익성 개선을 점치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현대모비스가 매출을 확대한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감소했다. 이는 높은 운임비 부담 때문이다. 하지만 2분기 이후 운임비 부담이 대폭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전망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됐다는 인식에서다.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로 빗장을 잠그면서 육지와 바다를 통한 운송이 어려워졌고 이는 운임비 증가를 불러왔다.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작년 1월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이하 SCFI)는 5109.6p를 기록했는데 지난 16일 기준 934.3p로 집계됐다.
1년 반여년 만에 4000p 넘는 운임지수가 줄어든 것이다. 현대모비스의 운임비 절감을 기대하는 이유다. SCFI는 상하이거래소에서 상하이 수출컨테이너 운송시장의 15개 항로의 스팟(spot) 운임을 반영한 지수로 운임비에 대한 부분을 수치로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물류대란이 해소되면서 비싼 항공 운임의 감소도 긍정적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자동차 업계에선 이를 돈으로 환산할 경우 6000억원대의 물류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현대모비스가 작년에 사용한 물류비는 1조3000억원에 이르는 데 올해 물류비로 사용될 돈은 6800억원 수준으로 점쳐지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200억원 안팎의 물류비가 더 절약되는 셈이다.
이병근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1분기를 저점으로 현대모비스의 실적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작년부터 현대모비스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던 물류비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모비스는 또 판매비와 관리비(이하 판관비)를 줄이면서 수익성 개선에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작년 1분기 판관비로 8568억원의 자금을 사용한 뒤 3분기에는 1조13억원을 판관비로 사용했다. 이후 4분기엔 판관비로 1조1189억원을 쓰며 지난해 매 분기마다 판관비가 상승했다. 하지만 올 1분기 1조121억원으로 1000억원 가까이 줄였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모비스의 운임비·판관비 감소 부분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R&D(연구개발비) 투자를 늘리고 있는 데다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운임비와 판관비 감소로 인해 수익성이 개선된다고 단언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