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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한 채권평가익...국민 vs 신한, 리딩뱅크 또 다른 '관전 포인트'

1년새 1조3200억원 개선...국민은행, 증가폭서 신한은행 앞서
투자심리 회복·선제적 자산관리 주효...하반기 전망도 밝아

 

[FETV=권지현 기자]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보유한 채권 가격에서 1년 새 1조3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 자산 리스크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 은행이 금리 예측과 선제적인 관리 측면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은행이 치열한 리딩뱅크 경쟁을 펼치는 만큼 채권 자산 평가손익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1~3월)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 측정 채무상품(FVOCI)에서 3219.5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 2226.5억원 손실이 발생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244.6%(5446억원)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3717.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3996.7억원)보다 193%(7714.2억원) 개선됐다.

 

두 은행에서만 채권 평가이익이 1조3200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 가운데 3000억원이 넘는 채권 운용이익을 기록한 곳은 이들 뿐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올 1분기 각각 2906.9억원, 2370.5억원의 평가이익을 냈다.

 

'FVOCI'는 채무증권(사채)을 보유한 기관이 이를 매도할 수도 있고 기간에 걸쳐 원리금을 받아 현금으로 수취할 수도 있는 채무상품을 말한다. 은행이 증권을 발행해 돈을 차입한 것(부채)이 아닌, 다른 회사가 발행한 증권을 구입해 돈을 벌 목적(자산)으로 운용하는 금융상품이다. 당장은 당기순이익에 포함되지 않고 바로 자본에 반영되기 때문에 은행 자본적정성에 영향을 미친다. 이외 최초 인식하는 시점에서 회계 불일치를 줄이기 위해 당기순이익으로 지정될 수 있어 은행 실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1년 새 2배가량 증가한 채권 평가이익을 거둔 데는 채권 투자 심리가 좋아진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3월에는 기준금리가 연일 오른 탓에 채권 매력이 떨어져 이들 은행들이 수천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지만, 올해 들어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채권 매수 심리가 조금씩 회복돼 평가이익으로 이어진 것이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고자 하는 은행 특성상 채무증권 중 주식보다 채권의 비중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기타포괄손익으로 인식된 채권은 시가(공정가치)로 평가되기에 금리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금융사는 채권을 보유 목적에 따라 '당기손익', '기타포괄손익', '상각후원가측정' 등 세 가지로 분류하는데, 바로 팔 목적이 아니라면 대부분 기타포괄손익으로 분류된다. 

 

3월 말 기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47조3115억원, 36조1029억원 규모의 채무증권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다른 은행보다 규모가 크지만 금리 변동 상황을 예측하고 이에 맞게 선제적으로 채권 자산을 관리한 덕분에 이들 은행들은 올 1분기 평가손실을 만회하고 운용 이익까지 거둘 수 있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국내 1등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만큼 두 은행의 채권 운용 실적 역시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올 하반기에는 운용 환경이 더 나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상황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기준금리가 연일 치솟던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다르다"면서 "채권 만기가 계속 도래하는 가운데, 듀레이션 관리에 힘쓰면서 평가손익을 잘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