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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하나銀, 금리 리스크 증가...1년새 2조 늘었다

위험 추정액 평균 157% 뛰어...중소기업 대출 확대 영향
금리 상승에 차주 이자부담↑...적정한 자본 관리 필요

 

[FETV=권지현 기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금리 리스크(위험)가 최근 1년 새 2조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취약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이들 은행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폭 늘린 대출이 부메랑이 돼 은행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은 금리 리스크가 커질수록 적정 자기자본을 쌓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신한은행의 금리부 자본변동(이하 금리 EVE)은 1조4740억원으로 1년 전(4883억원)보다 201.9%(9857억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EVE는 2조280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15억원)보다 110.8%(1조1988억원) 불어났다. 1년 새 두 은행 모두 1조원가량 금리 EVE가 급격히 늘어난 셈이다.

 

'금리 EVE'는 금리의 변동이 현재 자본에 미칠 수 있는 최대 예상 위험을 보여주는 지표다. '금리 리스크량(위험액)'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은행들은 기본적으로 예대마진을 통해 수익을 얻기 때문에 금리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발생하는 '위험'이 바로 금리 리스크다. 금리 EVE는 금리의 평행증가, 평행감소, 단기하락·장기상승, 단기상승·장기하락, 단기금리상승, 단기금리하락 등 여섯 가지 금리 충격 시나리오에 따른 리스크를 계산한 뒤 이 중 은행 자본에 제일 큰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된 값을 최종 결과로 삼는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금리 위험액이 늘어나 곳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두 곳이다. 국민은행의 3월 말 금리 EVE는 3496억원으로 전년 동기(7917억원)보다 55.8%(4421억원) 감소했고,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62.3%(5242억원) 줄어 3168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금리 리스크가 1년 새 급증한 데는 기업 대출의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 새 금리가 치솟으면서 차주들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영세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출금도 크게 불면서 이들 은행의 경영 위험이 확대됐다는 뜻이다. 금리 변동기에는 기업 여신이 가계 여신보다 은행 금리 리스크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4대 은행 모두 기업 대출금이 가계 대출금보다 20조원가량 많은 반면 만기는 가계 대출금보다도 짧기 때문이다. 

 

실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4대 은행 중 기업 대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올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1분기 기업 대출은 1년 만에 각각 10.2%, 13.5% 증가했는데, 이는 국민은행(7.0%)과 우리은행(4.9%)을 웃도는 수치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기업 대출 중 중소기업 대출도 크게 늘었다. 신한은행은 1년 새 6.0%, 하나은행은 7.3% 높아진 반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3.6%, 4.7% 증가했다. 

 

통상 중소기업 대출은 대기업 대출보다 은행 건전성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늘면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상환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4대 은행의 올 3월 말 중소기업 평균 연체율은 0.31%로, 기준금리가 오르기 시작할 즈음인 작년 3월 말(0.21%)보다 0.10%포인트(p) 상승했다. 대기업 평균 연체율이 0.04%로 전년 동기(0.09%)보다 절반 아래로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이자 상승에 따른 여신 리스크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당장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금리 변동에 따른 잠재 위험액이 1년 만에 1조원 가량 급격히 불어난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자본과 이익의 변동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명확히 종료되지 않아 향후에도 금리 변동에 따라 자본의 가치가 달라질 가능성이 남아있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이어진 금리 인상은 그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였기에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 압박 역시 최대 수준이었다”면서 “금리 상승효과는 이제 시작이라는 시각이 많아 은행마다 건전성 관리에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