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1 (화)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KB손보 출범 8년…김기환 사장, ‘빅4’ 명예회복 과제

2015년 6월 LIG손보서 사명 변경
1위 목표로 KB금융 계열사 출범
총자산 15조원 늘어나 덩치 커져
메리츠에 밀려 업계 4위 위상 추락

[FETV=장기영 기자] 

 

KB손해보험이 이달 ‘KB’라는 새 간판을 달고 야심차게 출범한 지 8주년을 맞이한다.

 

출범 이후 총자산은 15조원 가까이 불어나 덩치를 키웠지만, 기존 하위사 메리츠화재와의 수익성 경쟁에서 밀려 ‘빅(Big)4’로서의 위상은 추락했다. 올해로 3년째 KB손보를 이끌고 있는 김기환 사장이 수익성 개선과 신성장동력 발굴로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손보는 지난 2015년 6월 24일 LIG손보에서 KB손보로 사명을 변경해 새롭게 출범했다.

 

옛 주인인 LIG그룹 대주주 일가가 LIG건설 사기성 기업어음(CP) 투자자들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KB금융지주의 12번째 계열사가 됐다.

 

당시 노조가 극심하게 반대했던 롯데그룹과 중국 푸싱그룹 대신 KB금융을 새 주인으로 만난 KB손보는 업계 1위를 목표로 야심차게 출발했다.

 

KB손보 인수를 이끌었던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출범식에서 “KB손보 전 구성원이 오늘부터 KB라는 이름으로 한 팀이 되어 주인의식을 갖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달라”며 “더욱 성장하고 발전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1등 KB손보’가 될 수 있도록 지주에서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KB손보는 출범 이후 꾸준히 덩치를 키우며 4대 대형 손해보험사로의 위상을 유지하는 듯 했다.

 

KB손보의 총자산은 출범 첫해인 2015년 12월 말 26조5036억원에서 지난해 12월 말 41조4069억원으로 14조9033억원 증가했다.

 

보험료 매출액인 연간 원수보험료는 2015년 9조원에서 지난해 12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KB손보의 이 같은 성장세는 만년 업계 5위였던 메리츠화재의 반란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메리츠화재가 2015년부터 장기 인(人)보험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급성장하면서 KB손보는 결국 순이익 4위 자리를 내줬고 격차는 점점 더 벌어졌다.

 

각 손보사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 KB손보 출범 다음 해인 2016년 KB손보의 당기순이익은 2958억원으로 메리츠화재 2578억원을 약 400억원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2년 뒤인 2018년 KB손보와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1873억원, 2600억원으로 역전됐다. 다시 2년 뒤인 2020년 당기순이익은 각각 1533억원, 4334억원으로 3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역시 메리츠화재는 8683억원, KB손보는 5817억원으로 3000억원에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여기에 올해부터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되면서 KB손보는 덩치에서도 메리츠화재에 밀릴 위기에 놓였다.

 

IFRS17을 적용한 올해 1분기 재무제표를 보면 KB손보와 메리츠화재의 올해 3월 말 총자산은 각각 35조4486억원, 34조364억원이다.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해 메리츠화재의 총자산은 1조6582억원(5.1%) 증가한 반면, KB손보의 총자산은 7893억원(2.3%) 늘어나는데 그쳐 격차가 2조원대에서 1조원대로 좁혀졌다.

 

IFRS17 시행과 함께 등장한 미래 수익성 지표 계약서비스마진(CSM)도 올해 3월 말 기준 메리츠화재는 10조원, KB손보는 8조2000억원으로 2조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8년 전 KB손보 출범 당시에만 해도 보험업계 안팎에서 KB손보가 메리츠화재에 밀리는 이 같은 결과를 예상하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연임에 성공한 김기환 KB손보 사장은 다시 한번 업계 1위 목표를 제시하며 수익성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김 사장은 올해 1월 시무식에서 “2023년은 격(格)이 다른 명품 KB손보를 현실로 만들고, 이를 통해 우리가 꿈꾸는 일류회사, 1등의 시기를 앞당겨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KB손보는 올해 3월 업계 최초로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최고 35세로 확대하는 등 장기보험 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유병자를 위해 가입 문턱을 낮춘 상품과 건강한 고객을 건강등급별로 세분화 보험료를 차등화한 상품 등 건강보험 상품도 신규 또는 개정 출시했다.

 

김 사장은 헬스케어와 노인요양 등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수익 다각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KB손보의 헬스케어 자회사 KB헬스케어는 올해 하반기부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KB 오케어(O’Care)’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KB 오케어는 건강검진과 유전자 검사 결과 등 데이터 분석 결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강관리 플랫폼이다.

 

요양사업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는 오는 2024년 서울 은평구에 개소할 예정인 세 번째 요양시설 ‘은평빌리지’(가칭)에 이어 경기 수원시 광교에 네 번째 요양시설 ‘광교빌리지’(가칭)을 신설할 계획이다.

 

KB손보는 지난 3월 KB골든라이프케어에 요양시설 추가 설립 자금 19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