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손해보험사 시장점유율 추이(원수보험료 기준). [자료 손해보험협회]](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521/art_16848264785307_078cdc.jpg)
[FETV=장기영 기자] 올해부터 시행된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으로 인한 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손해보험업계 1위사 삼성화재가 시장점유율 ‘20%벽’ 붕괴 위기에 몰렸다.
당장 올해 1분기에는 압도적인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지켰지만, 장기적으로 1위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4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10개 종합 손해보험사의 원수보험료 기준 삼성화재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21.7%로 전년 22.2%에 비해 0.5%포인트(p) 하락했다.
2020년 시장점유율 23.1%과 비교하면 1.4%포인트 낮아져 5대 대형사 중 유일하게 하락세를 나타냈다.
최근 3년간 2위 경쟁사 현대해상의 시장점유율은 17.1%에서 17.7%로 0.6%포인트, DB손해보험의 시장점유율은 17.1%에서 17.4%로 0.3%포인트 상승해 박빙의 경쟁 구도를 이어갔다.
4위 KB손해보험은 13%에서 13.3%로 0.3%포인트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 5위 메리츠화재의 시장점유율은 10.8%에서 11.6%로 0.8%포인트 높아져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삼성화재가 MG손해보험을 제외한 9개 종합 손보사의 원수보험료를 기준으로 자체 산출한 시장점유율 역시 동일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를 보면 삼성화재의 시장점유율은 2020년 23.5%에서 2021년 22.5%, 2022년 21.9%로 매년 1%포인트가량 하락했다.
다른 손보사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현대해상(17.9%), DB손보(17.6%), KB손보(13.4%), 메리츠화재(11.8%) 순으로 높았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1~2년 내 삼성화재의 시장점유율이 2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왼쪽부터)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사진 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521/art_16848265046929_4acf25.jpg)
특히 올해부터 IFRS17이 시행되면서 수익성 강화에 나선 다른 대형사들의 추격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회계기준이다. 보험계약 체결 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를 의미하는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반영해 보험이익을 산출한다.
삼성화재는 IFRS17 시행 후 첫 성적표인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경쟁에서 업계 1위사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삼성화재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5801억원으로 전년 동기 4969억원에 비해 832억원(16.7%) 증가해 가장 많았다. 다른 대형 손보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DB손보(4060억원), 메리츠화재(4047억원), 현대해상(3336억원), KB손보(2643억원) 순으로 기존의 격차가 지속됐다.
그러나 보험업계의 새로운 순위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CSM은 DB손보와 메리츠화재의 추격에 바짝 쫓기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말 삼성화재와 DB손보의 CSM은 각각 12조4000억원, 12조1000억원으로 3000억원 차이에 불과하다. 메리츠화재도 10조원의 CSM을 기록해 3개 대형사의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나머지 대형사인 현대해상과 KB손보의 CSM은 각각 8조9000억원, 8조2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IFRS17 시행 초반 CSM 산출 기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아직 비교 지표로서의 신뢰도는 떨어진다. 일각에서는 일부 보험사가 새 회계기준을 악용해 이익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이달 미래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무·저해지보험 해약률 등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한 세부 기준을 제시하기로 했다. 보험사들이 이달 발표한 올해 1분기 경영실적도 이 같은 기준을 소급 적용해 수정될 예정이다.
이러한 IFRS17발(發) 혼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보험사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업계 1위 삼성화재는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손보사의 원수보험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기보험 시장에서는 고(高)수익성 상품 판매로 CSM을 확보하기 위한 기존 대형사간 격전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후발주자인 디지털 손보사의 시장 안착과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에 따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화재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국내 시장 여건과 관련 “최근 손보업계에서는 신규 경쟁자 진입과 경쟁사간 인수·합병(M&A) 등으로 인한 경쟁 구도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를 진단했다.
삼성화재는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대책으로 대면 전속채널을 중심으로 한 멀티채널 운용 전략과 보상 원가 관리 역량 강화 등을 제시했다.
삼성화재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주요 수단에 대해 “삼성화재는 530여개 지점과 2만여명의 전속 설계사로 구성된 전국적인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다”며 “온라인 직판채널에서도 빠른 속도로 성장해 매출 규모 1위로 성장했고, 방카슈랑스와 통신판매 채널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각 리스크별 적정한 손해사정 능력을 보유한 인력과 전국적인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해 적정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