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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현대차그룹 정의선 임단협 앞두고 긴장하는 속내는?

현대차·기아 등 역대급 실적에 과도한 청구서 우려
제2 현대제철 사장실 점거 사태 발생할 가능성도

[FETV=김진태 기자]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과도한 보상 요구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임단협 결과에서 계열사 간 보상 차이로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험로가 예상되는 이번 임단협에서 무분규 타결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 노조는 24일 임시 대의원회를 개최해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 짓는다. 기아 노조도 임단협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와 같이 임단협 요구안 확정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사측과 만날 계획이다. 임단협 요구안을 정하기 전 교섭에 나서기 위해서다. 업계 일각에서는 내달을 기점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임단협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임단협이 다가오면서 정 회장의 불안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두 회사의 노조에서 과도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해 현대차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자릿수 성장을 하며 최고 실적을 갱신했다. 이 기간 기아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20~40%대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두 회사의 높은 성장세만큼 이번 임단협에서 노조의 요구도 예년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기본급 인상 폭은 10만원대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임단협에서 현대차와 기아 기본급을 9만8000원 올려줬기 때문이다. 이번 노조의 요구안에는 200%+400만원을 지급 받았던 경영성과급의 인상도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역대급 실적이 예상되는 점을 감안해 예년보다 상향된 수준의 요구안을 관철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기본급 및 성과급 부문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번번히 무산됐던 정년 연장안도 정 회장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현대차아 기아 노조는 지난 2021년과 2022년 임단협에서 사측에 정년 연장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엔 코로나19와 반도체 수급난으로 회사가 힘들었던 만큼 노조에서도 입장을 굽혔다. 하지만, 이제 여건이 달라진 만큼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대차 노조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대차 간부 대다수는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제도로 정년 연장을 꼽았다. 설문 대상자는 현대차 간부 400명이다. 이 중 응답자의 66.9%가 정년 연장을 선택했다. 두 회사의 임단협 결과 이후 현대제철의 반응도 고민이다. 현대제철은 작년 임단협에서 사측과 지난한 투쟁을 이어갔다. 현대차와 기아 등이 지급받은 특별격려금을 현대제철 직원에도 동일하게 지급하라는 것이 골자다. 

 

앞서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임직원은 400만원의 특별격려금을 받았지만, 현대제철은 사측으로부터 격려금을 받지 못했다. 이에 현대제철 노조는 사장실 점거에 나서며 반년여 시간 동안 분쟁을 이어갔다. 이후 사측과 지난해 말 극적인 타결을 이루면서 현대제철 노·사 분쟁은 막을 내렸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임단협에서 현대차·기아 노조의 요구안은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 될 것이 확실하다. 특히 정년 연장에 대한 부분이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번 임단협(현대차·기아) 결과가 현대제철의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사측에서도 마냥 양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