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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좋았는데...은행에 드리운 中 '포치' 그림자

'1달러=7위안' 약세 지속...'상고하저' 기대 무색
부진한 경제지표 영향..."中 가계 구매력에 반등 달려"

 

[FETV=권지현 기자] 중국 위안화의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다. 금융권에서는 "올해는 미국 지표보다 중국의 경제 지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위안화 약세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중국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 효과가 시장의 기대를 밑돈다는 것으로, 모처럼 활기를 찾은 국내 은행의 중국 실적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오전 현재 서울외국환중개시장에서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7.06위안을 횡보하고 있다. 장 초반부터 7위안을 넘어선 것으로, 달러당 위안화는 지난 19일 오전 한때 7.07위안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 1월 6.7위안 수준이던 위안화 가치는 최근 빠른 속도로 평가 절하되면서 잇달아 7위안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위안화의 '프록시(proxy·대리) 통화'로 여겨지는 원화 가치도 덩달아 요동치고 있다. 

 

 

달러당 '7위안'은 중국 통화 시장의 심리적 환율 경계선으로 여겨진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는 것을 '포치'(破七)라고 부르는데, 최근 종가 기준으로 2거래일 연속 포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5월 들어선 19거래일 연속 내내 6.9위안을 넘어섰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중국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4월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6% 증가했는데, 이는 시장전망치인 4.2%를 크게 밑돈다. 같은 기간 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5.6% 늘었는데, 이 역시 로이터통신 전망치(10.9%)의 반토막이다.

 

지난해 4월 코로나19 여파로 상하이 등이 봉쇄된 이후 경기 회복을 기대한 시장 참여자들로선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위니 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애널리스트는 미국 CNBC에 "중국 경제 회복세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치 않다"며 "중국의 '펜트업'(억눌렸던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 모멘텀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제 지표 부진은 국내 은행들의 현지 영업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올 1분기(1~3월) 중국 현지법인을 통해 총 72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같은 기간(164.3억원)의 4.5배 수준으로, 1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206.9억원), 신한은행(205.9억원), 국민은행(178.8억원), 하나은행(133.4억원) 순이었다. 중국 경제가 1분기 회복세로 접어든 데다 지난해 4월 중국 상하이 봉쇄 이후 기저효과가 맞물린 영향이었다.

 

4월 경제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2분기 이후 실적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국내 금융권은 리오프닝 효과로 '상저하고'(上低下高)를 노렸으나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소비 수요가 회복되려면 가계 구매력이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처분소득 증가, 가계대출 수요 회복, 주택가격 반등이 선행돼야 하반기 중국의 탄력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임해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중국 실물지표는 예상보다 부진했는데,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한 생산 증가, 서비스에 집중된 소비 회복은 공통적으로 수요 부진을 시사한다"면서 "중국 경기가 탄력적으로 회복하려면, 가계 구매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아직 그 조짐이 미약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