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본사. [사진 삼성화재]](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519/art_168385790888_72ccba.jpg)
[FETV=장기영 기자] 국내 손해보험업계 1위사 삼성화재가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후 첫 성적표인 올해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수익성 지표 관리와 배당정책 수립 등 곳곳에서 혼란에 휩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1분기 당기순이익 1위 자리를 사수하면서 자존심을 지켰지만, 금융당국이 이달 제시하기로 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2분기 이후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일 삼성화재가 공시한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3년 1분기(1~3월)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지분)은 6127억원으로 전년 동기 5249억원에 비해 878억원(16.7%) 증가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4조6308억원에서 5조3389억원으로 7081억원(15.3%), 영업이익은 6886억원에서 8333억원으로 1447억원(21%) 늘었다.
이번 실적에는 올해부터 도입된 IFRS17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IFRS17은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한 새 회계기준이다.
삼성화재는 5대 대형 손보사 중 유일하게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6000억원을 넘어서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다른 대형 손보사인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삼성화재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KB손보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2019억원에 비해 519억원(25.7%) 증가했다.
앞서 삼성화재는 IFRS17을 사전 적용해 산출한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DB손보에 뒤처지면서 2위로 밀려나 올해 1위를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IFRS17 도입 초기 혼란으로 인해 수익성 지표 관리와 배당정책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의 경우에도 과거 실적과의 단순 비교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삼성화재는 IFRS17과 함께 도입된 금융상품 국제회계기준(IFRS9)을 올해 1분기 실적에는 적용했으나, 지난해 1분기 실적에는 소급 적용하지 않았다.
삼성화재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준하 부사장은 이날 ‘2023년 1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회계제도 변경으로 인해 과거 공시 실적과 단순 비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인정했다.
IFRS17 시행으로 등장한 핵심 수익성 지표 계약서비스마진(CSM) 역시 매분기 조정될 수 있어 변동 폭에 따른 불안정성이 높다.
삼성화재 장기보험전략팀장 이용복 상무는 “CSM은 연말에 가정을 변경할 수 있지만, 분기 단위로도 계속 조정될 수 있다”며 “올해 1분기의 경우 금리가 하락한 부분이 CSM 조정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주주들의 최대 관심사인 배당과 관련해서도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부사장은 “금융감독원에서 5월 중 계리적 가정과 관련해 기본적인 가이드라인 주겠다고 했다”며 “가이드라인에 따라 분기 결산을 하면서 예실차 분석을 통해 회계제도를 운영해야 해 당장 올해 배당정책을 어떻게 운영할지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혼란은 금감원이 이달 어떤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전날 차수환 보험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삼성화재를 비롯한 23개 보험사 CFO가 참석한 간담회를 개최해 회계상 기초 가정을 합리적으로 설정할 것을 당부하면서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해 세부 기준을 제시하기로 했다.
주요 계리적 가정에는 미래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무·저해지보험 해약률 등에 대한 가정이 포함된다.
삼성화재 경영지원팀장 이종훈 상무는 “1분기에 좋은 실적이 나왔고 2분기에도 좋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정 변경으로 2분기 이후 1분기에 어떻게 소급 적용될지 금감원과 얘기해 봐야 한다”며 “현재 흐름은 양호하게 나오고 있으나, 세부적인 숫자는 2분기 이후에 얘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