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우리종합금융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019년 이후 연이은 순익 상승으로 그룹의 기대를 받았지만 올해 1분기(1~3월) 실적 부진에 빠진 데다 주가마저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급기야 우리종금을 향해 "생존이 먼저"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런 가운데 우리종금은 지난 3월 김응철 대표이사를 새 수장으로 맞았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우리종금은 전거래일보다 2원(0.26%)내린 75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우리종금은 지난 3월 9일(809원) 이후 내내 7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연고점이던 873원(2월6일)보다 13.52%(118원)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08%(75.02p) 오르고, KRX은행지수가 10.41%(71.43p) 내린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큰 변동폭이다. 우리종금은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 후 합병 가능성에 실적 개선이 맞물리면서 오름세를 보였으나 현재는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대형 금융그룹 자회사' '국내 유일 종합금융회사' 이름마저 무색케 하고 있다.
800원대에 진입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실적 악화'다. 우리종금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80억원으로, 전년 동기(200억원)보다 무려 60% 급감했다. 이는 2019년 1월 우리금융의 지주사 전환 이후 5년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3월 말 기준 우리종금 순익이 두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과 2020년 1분기 순익은 각각 170억원, 134억원이었다.

실적 악화는 영업 부진 때문이다. 순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자이익은 240억원으로 전년 동기(290억원)보다 17.2% 줄었다. 비이자이익은 더 크게 쪼그라들어 22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31.8% 감소했다. 특히 비이자이익의 경우 우리금융의 또 다른 비은행 계열사인 우리금융캐피탈이 190억원에서 360억원으로 89.5% 급증한 것과 비견된다. 앞서 지난달 15개 자회사를 현장 방문한 임 회장은 우리종금에 대해 "이익보다 생존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룹 회장으로부터 생존 특명을 받은 만큼 우리종금이 실적 개선과 주주 환원 등을 앞세워 금융 생태계는 물론 증시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우리종금은 지난 3월 김응철 우리은행 외환그룹장을 새 최고경영자(CEO)로 맞이했다.
김 신임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단연 비이자이익 확대다. 최근 금융사들은 이자이익 감소를 대비해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금융사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IB(투자은행) 이익 개선에 힘써야 한다. 올 3월 말 우리종금의 IB 관련 이익은 60억원으로 전년 동기(160억원)보다 100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우리종금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심으로 외형을 지속적으로 확대한 터라 건전성 개선도 힘써야 한다. 부실채권비중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작년 3월 말 0.48%에서 올해 1.11%로 배 이상 급등했다. 고정이하여신액은 475억원으로 분기 기준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각각 100억원과 7000억원을 밑도는 순익과 자본력을 감안하면 우리종금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낮춰야만 한다.
이런 가운데 우리종금이 꾸준히 배당금을 늘려온 점은 주목할 만하다. 우리종금은 지난 2월 2022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23원을 결정, 시가배당률 3.0%를 기록했다. '시가배당률'은 1주당 배당금을 현재 시가로 나눈 값으로 오늘 주식 매수 시 실제 받을 수 있는 실제 배당률이다. 2021년과 2020년 주당 배당금은 각각 20원, 10원으로 시가배당률은 2.2%, 1.8%였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그룹 내 IB 관련 업무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장기적인 전망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