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弱달러에도 뛰는 환율...'1차 저항선' 1350원 넘보는 이유

무역적자 등 기초체력 저하에 미국·유럽 긴축 장기화 전망
위안화도 30개월래 최고...한은 총재 "환율 유심히 지켜보는 중"

 

[FETV=권지현 기자] 외환시장이 폭풍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335원에 육박하며 '1차 저항선'인 1350원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2월 2일 1220.3원으로 연중 저점을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3개월새 110원 이상 뛴 것으로, 최근 달러 약세를 감안하면 이 같은 원화 약세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달러인덱스는 이달 들어 맥을 못추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표시하는 지표로, 지난달 15일 104.65를 기록한 이후 하락을 거듭하며 25일 종가 101.86까지 떨어졌다. 약달러 속 원·달러 환율이 뛰는 현상은 무역수지 적자 등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저하된 데다 미국과 유럽의 추가적인 긴축 우려로 아시아 주요국 통화 가치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6원 내린 1332.2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장중 1337.2원까지 치솟으며 전날 세운 장중 연고점(1337.1원)을 또 한 번 경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1330원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외환당국 미세조정에 대한 경계심도 커지면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24일 종가는 1334.8원으로, 종가 기준 지난 21일(1328.2원) 기록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1차 저항선을 1350원으로 보고, 달러화 가치가 이 수준을 뚫고 올라가면 원화 가치는 1365원까지 주저앉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환율 상승은 한국의 무역적자가 1년 이상 지속된 데다 올해 경제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점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반도체와 중간재 수출이 부진하면서 무역적자는 이달까지 1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한국무역협회는 올 초부터 이달 20일까지 누적 수출액은 1839억달러(약 246조원), 수입액은 2105억달러(약 281조원)라고 밝혔는데,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3%, 4.0%씩 감소한 수치다. 수출이 수입보다 하락폭이 더 큰 탓에 올해 누적 적자는 266억달러까지 커졌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갑작스러운 상승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무역수 지 적자 확대"라며 "원·달러 환율과 무역수지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움직이는데 이론 적으로는 경상수지 변화가 원·달러 환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문제에 더해 원화가 주요국 통화에 비해 더 약세를 띠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미국과 유럽이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에 아시아 통화는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는 25일 달러당 6.94위안을 기록, 2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 기준금리 상승 마무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에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20일 "인플레이션이 우리 목표보다 너무 강하다"면서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아직 가야 할 길이 좀 더 남았다"고 언급, 금리 인상 중단을 논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여기에 우에다 가즈오 신임 일본은행(BOJ) 총재가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혀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대통령 발언 등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원화 가치 절하를 부추겼다.  

 

이런 가운데 원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이 한미 통화스와프(교환) 체결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5일 한은 통합별관 준공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환율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통화스와프가 해법이 아니라면서 "우리나라는 순채권국으로,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경우) 외환시장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