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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찬성' 받은 임종룡, '지분투자' 다시 끌어낼까

작년말 우리금융지주 보유 지분 6.84%...4대금융 중 최대 낙폭
'주주환원정책' 등 영향...임 회장, '경쟁력 제고' 드라이브 예고

 

[FETV=권지현 기자] 우리금융지주 임종룡호(號)가 본격 닻을 올렸다.

 

국내 증시의 큰 손 국민연금이 우리금융 지분을 대폭 줄인 가운데 임 회장이 국민연금의 투자를 다시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앞서 임 회장 선임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져 이목을 끈 바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우리금융지주 지분은 6.84%로, 1년 전(8.99%)보다 2.15%포인트(p) 줄어들었다. 이에 보유 주식수는 6547만9545에서 4983만4170주로 대폭 감소했다. 국민연금은 우리사주조합(9.52%)에 이은 우리금융의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이 1년 새 2%p 이상 지분을 줄인 것은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9.05%에서 7.95%로 1.10%p, 신한지주는 8.78%에서 7.69%로 1.09%p 줄였다. 하나금융지주 주식은 이들보다 적은 0.41%p를 내다 팔아 현재 8.78%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대형 금융지주들이 금융환경 불안정 속에서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고, 그간 거둬들인 은행 역대급 순익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된 상황 등을 고려해 국민연금이 지분 조정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연금이 우리금융만 상대적으로 더 많이 줄인 탓에 국민연금의 우리금융 지분율은 우리금융이 지주체제로 전환한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6%대로 가라앉았다. 

 


국민연금이 우리금융의 지분을 더 많이 줄인 것은 증권·보험사 등 가시적인 인수·합병(M&A) 밑그림이 보이지 않는 데다, 4대 금융이 배당 등 주주환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금융이 눈에 띌 만한 정책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우리금융은 2022년도 실적발표를 하며 중간배당 150원을 포함해 주당 113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했다. 배당 성향 26% 수준이다. KB금융의 2022년 배당 성향은 26%로 우리금융과 동일하지만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하면 총주주환원율이 33%이다.

 

신한금융은 배당 성향 23.5%로 우리금융보다 낮지만, 지난달 추가적으로 3개월간 소각 목적으로 1500억원 자기주식 매입을 발표했다. 이를 합산할 경우 2022년 주주환원율은 33.3%로, 최고치였던 2020년의 27.9%를 크게 웃돌게 된다. 하나금융의 배당 성향은 26.9%로, 1년 전(25.6%)보다 1.3%p 올랐다. 

 

우리금융은 향후 주주환원 정책도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명확하지 않다. 우리금융은 매년 총주주환원율 30% 수준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보통주자본비율 12% 초과 달성 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작년 말 기준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1.5%이다.

 

같은 시기 KB금융은 13%를 달성하고, 이를 초과한 자본은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12%, 13.5%를 제시해 역시 초과자본은 주주들에게 돌려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우리금융은 지난 24일 주주총회를 통해 분기배당을 위한 정관을 개정, 올해는 KB·신한금융과 같이 분기배당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취임 1주일을 맞은 임 회장이 주주환원정책과 비은행 계열사 확대 등을 포함한 우리금융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국민연금의 선택을 다시 받아올지 이목이 모인다. 국민연금은 우리금융 주총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 임 회장 선임안에 '찬성'을 결정, 그의 취임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같은 날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임안에는 '반대' 의사를 던졌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들을 조속히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그는 공직생활 당시 우리금융을 탄생시킨 상업-한일은행 합병 작업을 담당했으며, 금융위원장 시절엔 우리금융 민영화를 진두지휘해 우리금융과 인연이 깊다.   

 

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우연이 반복되면 운명이라는 말도 있듯이 우리금융과의 또 다른 인연으로 이제 저는 온전히 '우리금융 가족'이 됐다"면서 "우리금융을 위해 제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고, 비금융 분야에서도 새로운 미래먹거리를 찾는 등 그룹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할 것"을 강조, 주주들에게 기대감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