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3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손가락 1'에 담긴 함의

취임 1년 그룹 임원간담회서 '아시아 1등' 달성 의지 드러내
은행 '사상 첫' 순익 1등...비은행 강화·4조원 클럽 가입 과제

 

[FETV=권지현 기자] '고졸 신화' '영업 전설' 등 숱한 별명을 지닌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함 회장은 지난 27일 그룹 및 관계사 임원들과 함께 간담회를 열고 그룹이 나아갈 방향과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명확히 제시했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사진' 한 컷이다. 함 회장과 100여 명의 임원들은 집게손가락을 들어 '숫자 1'을 다 함께 표시했다. 통상적인 간담회 기념사진과는 다른 모습으로 '1'의 의미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숫자 1'은 함 회장이 늘 강조하던 것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이번 '포즈'가 하나금융 함영주호(號)가 지향하는 바를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그는 작년 3월 취임사를 통해 "하나금융그룹을 진정한 아시아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헌신하겠다"고 밝혀 하나금융을 국내를 넘어선 1등 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는 출사표를 낸 바 있다.

 

'아시아 최고' 포부는 빈말이 아니었다. 올해 1월엔 신년사를 통해 다시 한번 이를 강조하며 "아마 많은 이들이 국내에서도 최고가 아닌데 어떻게 아시아 최고가 될 수 있냐고 터무니없는 이야기라 비웃었을지 모"르겠지만, 지난 카타르 월드컵 때 확률 9%이던 16강 진출에 성공했던 점을 생각하면 "불가능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업(業)의 경쟁력 강화, 구체적으로 '영업력 확대'를 주문했다. 

 

함 회장의 '불가능은 없다'는 말처럼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지난해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뤘다. 하나은행은 작년 말 기준 기업여신 144.8조원을 기록, 연초보다 14.6% 성장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는 하나은행 이자이익이 23% 이상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비이자이익의 경우 7.4% '나홀로' 늘어나, 신한은행(-59.8%), 우리은행(-22.5%), 국민은행(-7.7%)을 훨씬 앞질렀다. 이 같은 이자·비이자이익 확대로 하나은행은 지난해 순익 3.1조원을 거둬 설립 후 처음으로 국내 은행 1등을 차지했다.

 

 

취임 만 1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둔 함 회장이지만 남은 임기 내 도전해야 할 과제도 있다. 먼저 비은행 강화가 절실하다. 지난해 하나금융 순익은 3조5524억원으로, 은행이 그룹 전체 순익의 87%를 차지한다. 증권, 보험사를 갖췄음에도 이 두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과의 은행 비중(92%)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는 그룹의 순익 제고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하나금융은 전년 보다 당기순이익이 0.75% 증가했다. KB금융(0.33%) 보단 높지만 우리금융(21.4%), 신한금융(15.5%)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비은행 강화를 통해 '4조원 클럽' 입성을 이뤄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2021년 순익 4조원 돌파, 2022년 4.5조원 돌파를 기록하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두 금융그룹은 적극적인 보험사 인수합병으로 상대적으로 뒤처지던 보험 부문의 경쟁력을 높여 그룹 순익을 끌어올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함 회장도 이를 의식, 향후 비은행에 속도를 낼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1월 그룹 방향성을 밝히면서 "기업금융(IB), 외국환, 자산관리, 캐피탈, 신탁 등 우리가 잘하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인수합병)를 포함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