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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베이비스텝 단행...파월 "연내 금리인하 없어"

기준금리 5% 진입에 한미 금리차 1.5%p...연말 전망치 5.1%

 

[FETV=권지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당초 0.50%p 인상에 무게가 실렸으나 실리콘밸리은행(SVB) 등의 파산 사태로 금융 불안이 계속되자 지금까지 이어왔던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진행하는 대신 미시 대응으로 금융 안정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연준은 23일(현지시간) 올해 두번째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내고 기존 4.50∼4.75%인 기준금리를 4.75∼5.00%로 0.25%p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5%대에 진입, 2007년 이후 16년래 최고점을 찍게 됐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는 최대 1.50%p로 벌어져 2000년 10월 이후 22년 5개월 만에 최대 역전폭을 기록하게 됐다. 

 

연준은 성명에서 "최근 지표는 지출과 생산에서 완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고, 일자리는 최근 몇 달간 견조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실업률은 낮게 유지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높은 상태"라며 금리 결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연준은 작년 3월부터 9%에 육박하는 최악의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려왔다. 지난해 6월, 7월, 9월, 11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금리 0.75%p 인상)을 밟았으며, 이후 인상 폭을 조절해 12월 0.50%p, 올 2월 0.25%p 올렸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율이 둔화하고 고용 지표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한때 연준이 이번에 다시 인상폭을 높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미 SVB와 시그니처은행, 실버게이트 은행 등이 연이어 문을 닫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연준의 급속한 금리 인상에 금융 불안정이 중소 은행을 비롯해 미 부동산 시장으로의 확산 조짐마저 보이자 시장은 금리 동결 내지 인하 필요성을 주장했다. 
 

파월 의장은 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은행 위기 여파를 고려해 동결할 생각은 없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FOMC 회의를 앞두고 동결도 고려했었다"면서도 "우리는 물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우리가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그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 위기로 인한) 신용 긴축은 사실상 금리 인상과 같은 효과 혹은 그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파월 의장은 "시장이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면서 연내 금리 인하는 연준의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 수준을 보여주는 도표)는 올해 말 금리 예상치(중간값)를 5.1%로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예상치와 같은 수준으로, 사실상 베이비스텝이 한 번 정도 남았다는 의미다. 점도표는 2024년 말, 2025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각각 4.3%, 3.1%로 나타냈다.

 

연준 발표 이후 금리인상 종결 희망 속에 뉴욕증시는 한때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비슷한 시간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상원 청문회에서 "예금 전액 보증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하고 파월 의장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뉴욕 증시는 나스닥이 전장보다 1.60% 밀리는 등 하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