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모레퍼시픽]](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312/art_167927500691_203e6d.jpg)
[FETV=김수식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해외사업 전략 궤도수정에 나섰다. 일단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 중국시장의 의존도를 낮춘다. 여기에 최근 성장세를 보이는 북미와 유럽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물밑작업은 진즉부터 있었다.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뷰티 브랜드를 인수하는가 하면, 글로벌 전문가로 통하는 김승환 사장을 아모레퍼시픽 수장으로 선임했다. 김 사장은 최근 사내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키를 잡았다. 아모레퍼시픽이 그에게 바라는 건 글로벌 사업 확장과 미래 사업 발굴이다. 능력은 입증됐다. 김 사장은 2006년 입사 후 전략기획 및 인사 업무를 맡아 그룹의 해외 비즈니스 확장 및 조직과 제도 혁신을 주도했다. 지난 2021년 지주회사 대표로 선임된 뒤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경영체질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그에게 좀 더 힘을 실어주려는 모양새다. 지난 17일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열린 ‘제1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는 해외 사업에 더욱 힘을 쏟는다는 의지 표현으로 풀이된다.
방향도 나왔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북미와 유럽에 힘을 기울이는 등 글로벌 영토의 다변화에 힘을 쏟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탈(脫)중국을 의미하는 일종이 해외사업 궤도수정이다. 이동순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중국, 면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인데, 지속 성장을 위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균형감 있게 가져갈 것”이라며 “지금도 북미, 유럽 매출은 성장 중이고,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매출은 20%씩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지난해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경기 침체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여파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됐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적극 추진했지만 충분한 재무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4조4950억원의 매출과 27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15.6%, 영업이익은 23.7%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은 같은 기간 전년대비 16.1% 감소한 2조581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27.3%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다소 부진한 성적에서 해외 사업에서 빛을 봤다. 해외 사업의 경우 1년내내 반복된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큰 영향을 끼치며 아시아 지역 매출 하락으로 번졌다. 다만 아세안 지역에서는 설화수, 라네즈 등 주요 브랜드가 선전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라네즈가 일본의 리테일 채널에 진입하며 일본 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달성해 눈길을 끈다. 북미에서는 설화수와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가 성장을 거듭하며 전체 매출이 83%나 증가했다. 미국의 럭셔리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하며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도 마련했다. 유럽에서는 라네즈가 온라인과 멀티브랜드숍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며 전체 매출이 37% 늘었다. 4분기 실적만 놓고 볼 경우 북미 매출 99%, 유럽 매출은 69%나 급증하는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