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국내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지난해 1인당 이사회에 13차례 참석하고 보수로 7130만원을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 시간을 대략 2시간으로 잡으면 사외이사 평균 시급이 274만원으로 지난해 법정 최저임금(9160원)의 300배에 달한다.
사외이사들은 이처럼 고액 보수를 받으면서도 1년 간 수십 개의 안건에 대해 단 한 번도 '반대'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거수기 사외이사'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10일 FETV가 3월 주주총회를 앞둔 KB·신한·하나·우리·BNK·DGB·JB 등 국내 7개 금융지주의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는 7130만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역시 이달 주총을 앞둔 124사의 사외이사 평균 보수(6753만원)보다 377만원(5.6%) 많은 금액이다.
![금융지주 사외이사 평균 보수(단위: 만원). [자료 금융감독원]](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310/art_16783739335499_0103f0.png)
금융지주 7곳 가운데 사외이사에게 가장 많은 보수를 주는 곳은 KB금융지주였다. 사외이사 7명은 기본급과 회의비 명목으로 지난해 1인당 평균 8200만원을 받았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는 사외이사 8명에게 1인당 평균 8140만원을 지급했다. 신한금융지주는 12명(3월 퇴임 최경록 사외이사 제외)에게 기본급과 기타수당을 포함해 1인당 7850만원을 줬으며, BNK금융지주가 7500만원으로 역시 7000만원을 웃돌았다. 이외 우리금융지주(6500만원), JB금융지주(5890만원), DGB금융지주(5830만원) 순이었다.
'회당 보수'로 기준을 바꾸면 하나금융이 가장 높았다. 작년 이사회를 9차례 개최했는데,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액을 감안하면 회당 904만원을 준 셈이 된다. 같은 기간 이사회를 13회 연 BNK금융이 577만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JB금융(535만원)과 신한금융(523만원)도 이사회 한 번에 500만원 이상을 지급했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들에게 이사회 1회당 464만원을 줬으며, KB금융과 DGB금융은 각각 456만원, 448만원이었다. 금융지주 7곳이 사외이사들에게 지급한 회당 평균 보수는 558만원이다.
![금융지주 사외이사 이사회 회당 보수(단위: 만원). [자료 금융감독원]](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310/art_1678373010581_ba2317.png)
이사회를 가장 많이 연 곳은 KB금융으로, 총 18회 개최했다. 신한금융(15회), 우리금융(14회), BNK·DGB(13회) 순이었으며, 하나금융이 9회로 가장 적었다. 7개 금융지주는 지난해 평균 13차례 이사회를 열었다.
시중-지방 금융지주 간 사외이사 보수 격차는 1300만원에 육박했다. BNK·DGB·JB 등 지방 금융융지주는 지난해 사외이사들에게 평균 6406만원을 지급했다. 반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이보다 1267만원(19.8%) 많은 7673만원을 줬다.
한편 KB금융 사외이사 7명과 하나금융 사외이사 8명은 각각 이사회 18차례, 9차례 동안 모든 의안에 대해 100% 찬성했으며, 신한금융 사외이사 12명은 15차례 동안 단 한 번(3월 변양호 사외이사,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의 건) 반대표를 던지는 등 사외이사 거수기 논란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