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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TV=권지현 기자] 올해 들어 상승세를 타던 은행주가 급락세로 돌아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을 향해 '고금리' '돈 잔치' 비판을 쏟아내고 금융당국이 고강도 규제를 예고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은행 대장주 KB금융은 4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1일 5만7400원이던 KB금융 주가는 12거래일 만에 13.2%(7600원) 급락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는 4만2450원에서 3만7900원으로 10.7%(4550원) 떨어졌으며, 하나금융지주도 4만4400원을 기록해 1일(4만9200원)보다 9.7%(4800원) 하락했다. 시가총액 기준 은행주 '톱3'의 평균 하락률은 11.2%에 달한다.
은행주의 급락은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 주가와 비교하면 더욱 씁쓸하다.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데다 지난주 실적발표를 통해 잇따라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발표한 은행지주가 역대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전(-6.8%), 가스공사(-6.1%)보다 더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에너지 요금 인상 폭과 속도를 조정해 서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히면서 한전, 가스공사 주가는 최근 약세로 돌아섰다.
특히 외국인들이 무섭게 은행주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이달 1~16일 KB금융을 524억원 순매도했다.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도 각각 308억원, 184억원 내다 팔았으며, 우리금융지주는 98억원 순매도했다.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주주 지분율은 KB금융(74.10%), 하나금융지주(71.78%), 신한지주(63.58%), 우리금융지주(40.65%) 등이다.

은행주는 윤 대통령이 은행의 공공재 성격을 강조하며 고금리를 비판한 이후 맥을 못 추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금융·통신 분야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정부 특허에 의해 과점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며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 격차) 축소와 취약차주 보호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진행된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은행 고금리로 국민들의 고통이 크다"며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이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원회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대통령의 잇단 지적에 금융당국도 즉각 움직였다. 금융위는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이달 중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TF를 통해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 손실흡수 능력 제고, 고정금리 비중 확대 등 금리체계 개선, 사회공헌 활성화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5대 대형 은행들 위주로 돌아가는 과점 체제를 아예 손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년 저평가' 은행주가 올 들어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가 촉발한 배당 확대 기대감을 타고 10% 이상 상승했지만 대통령의 발언 이후 이후 급락세를 보이면서 당분간 '파란불'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과 금융당국의 '칼날'에 4대 금융지주가 구체적으로 내놓은 주주환원 확대 정책 등이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유발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은행주와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이 고통 분담을 요구한 통신주도 하락했다. KT는 16일 종가 3만2250원을 기록, 이달 1일(3만4500원)보다 6.5%(2250원) 떨어졌으며, SK텔레콤, LG유플러스도 각각 3.3%, 1.2%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