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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2명 중 1명 거쳐간 '그 자리', 다음은 누구?

정상혁·이재근·김성태, 비서실장 역임...수장과 조직 간 가교 역할
공채출신 '00맨' 공통점...전문성에 '정무' 감각은 또 다른 강점

 

[FETV=권지현 기자] 최근 신한은행 차기 행장에 비서실장을 지낸 정상혁 부행장이 내정되면서 비서실장 출신 은행장들이 주목받고 있다.

 
'비서실장'(秘書室長)의 사전적 의미는 비서나 비서관이 사무를 보는 방의 으뜸 직위 또는 그 직위에 있는 사람으로, 영어로는 chief secretary다. 그리고 '비서'는 일부 중요한 직위에 있는 사람에게 직속돼 있으면서 기밀문서나 사무를 맡아보는 직위 또는 그 직위에 있는 사람을 뜻한다. 


그간 은행에서 비서실장직은 재무·전략·영업 다른 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 비서실장은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을 최측근에서 보좌하고 주요 인물들 간 가교역할을 하며 자신들만의 전문성과 영향력을 차곡히 쌓고 있다. '드러나지 않은 실력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를 증명하듯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 등 6대 은행의 수장 가운데 절반이 이 비서실장을 지냈다. 은행장 2명 중 1명꼴로, 확률로만 보면 다른 어떤 요직보다 은행장에 더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새 수장에 낙점된 정상혁 부행장은 2019년 3월부터 12월까지 진옥동 당시 신한은행장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오는 15일 즈음 신한은행장에 취임한다. 정 부행장이 비서실장 때 손발을 맞춘 진옥동 전 행장이 다음 달 신한금융그룹 회장에 오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사람의 인연은 4년 만에 금융그룹 서열 1, 2위인 회장-은행장으로 확장된 새 국면을 맞게 되는 셈이다.

 

정 부행장은 신한은행에서만 33년째 일하고 있는 정통 '신한맨'이다. 1964년생으로 대구 덕원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소비자보호센터장, 삼성동지점장, 비서실장, 경영기획그룹 상무, 경영기획·자금시장그룹 담당 부행장 등을 지냈다. 지난 8일 그룹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그를 신한은행장으로 추천하며 '재무·전략 전문가'로 은행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인물이라는 평을 내렸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2013년 1월부터 7월까지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의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앞서 2012년 1년 간 어 전 회장의 비서실장 직무대행으로도 일했다. 19개월 동안 어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과 리더십에 관한 핵심 사안을 몸소 익혔다. 1966년생으로 국내 최연소 시중은행장인 이 행장은 지주와 은행에서 재무·전략·영업 등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이 행장은 서울고와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카이스트(KAIST) 대학원에서 금융공학을 공부했다. 1993년 입행한 후 판교테크노밸리지점장, 재무기획부장, 지주 재무총괄(CFO) 상무,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상무 등을 지낸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2021년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을 거쳐 2022년 1월 은행장으로 승진했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은 2010년 1월부터 11월까지 윤용로 전 행장(코람코자산신탁 회장), 12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조준희 전 행장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김 행장이 2020년 IBK캐피탈 대표를 할 당시, 비서실장 때 합을 맞춘 윤용로 전 행장이 윤종원 전임 행장에게 김 행장을 조직 2인자 자리인 전무이사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향후 행장 인사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윤용로 전 행장은 윤종원 전임 행장의 공직, 행장직 선배로 둘은 인역이 각별하다.(본지 2020년 3월 19일자 윤종원 기업은행장, 김성태 선택...윤용로가 맺어준 '인연' 참고)

 

김 행장은 1962년생으로 대전상고와 충남대 경영학과, 핀란드 헬싱키경제대 MBA(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공채 출신으로 지주사가 따로 없는 기업은행에서 전략 업무를 담당하며 계열사 경영진과 은행 간 협업을 이끌었다. 일선 지점장 외에 미래기획실장, 종합기획부장, 마케팅전략부장, 경영전략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김 행장은 김승경·조준희·권선주·김도진 전 행장에 이은 다섯 번째 내부 출신 행장이다. 또 지방 국립대 출신 첫 기업은행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