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일 열린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취임식 모습. 김 행장은 이 자리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사진 FETV DB] ](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206/art_16757268553437_5daf96.jpg)
[FETV=권지현 기자] IBK기업은행이 폴란드 사무소 개설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달 김성태 행장 취임 이후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달 24일 폴란드 사무소 설립을 위한 인가 신청서를 현지 금융 감독 당국에 제출했다. 김 행장 취임 후 첫 글로벌 행보로, 사무소는 올해 상반기 중 문을 열 예정이다.
폴란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성장을 위해 국내 금융회사의 지원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진출은 의미가 크다. 김 행장은 지난달 3일 취임 당시 "미래 국가 경쟁력은 중소기업의 성장과 발전에 달렸다"며 "중소기업의 살 길은 기술인데, 유망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을 넘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IBK가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은행 글로벌 담당 임원은 현지 금융 당국과의 면담과 국내 진출기업의 현장 의견 청취 등을 위해 지난달 1월 23~27일 3박 5일 일정으로 폴란드를 방문했다. 기업은행 폴란드 사무소 위치는 브로츠와프로 결정됐다. 브로츠와프는 폴란드 남서부에 위치한 대도시로, 수도 바르샤바에서 비행기로 1시간가량 떨어져 있다. 현재 LG전자 클러스터와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제조 공장, LS전선 전기차 배터리 부품 공장도 이곳에 위치해 있다. 기업은행의 폴란드 진출에 담긴 세 가지 의미를 살펴봤다
● 폴란드 진출 국내기업, 든든한 지원군 확보
기업은행의 폴란드 진출은 그간 열악했던 '현지 금융지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 중 우리은행만이 현지 사무소 1곳을 두고 있다. 폴란드가 최근 몇 년 새 전기차 배터리 생산 허브로 떠오른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동유럽으로 시야를 넓혀도 마찬가지다. 4대 은행 중 하나은행만이 체코에 현지법인자지점 1곳, 터키에 대표사무소 1곳을 운영 중이다. 폴란드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을 지원하기엔 역부족이다.
폴란드는 자동차 제조 강국인 독일과 인접한 데다 인력 수준 대비 인건비가 낮아 유럽의 전기차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 독일 영토였기에 독일의 자동차 제조 시스템도 남아있다. 이 때문에 과거 대우자동차는 유럽 진출 교두보로 이곳을 선택하기도 했다. 한국 기업의 진출과 투자도 활발하다. 현재 자동차·전자 부문 등을 중심으로 430여개 한국 기업이 폴란드에 발을 들였으며, 대기업들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 투자와 함께 협력 중소기업들의 신규 진출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기업은행의 이번 현지 진출이 반가운 이유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폴란드를 포함해 동유럽에 진출한 국내기업의 금융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영업조직 전환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2018년 9월 폴란드 최대 상업은행인 PKO은행과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 현지 진출의 꿈을 키웠다. 사진은 오혁수(오른쪽) 당시 IBK기업은행 글로벌·자금시장그룹 부행장이 막스 크래츠코프스키 PKO은행 부행장과 업무협약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 FETV DB]](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206/art_16757267196183_ccd2da.jpg)
● 코로나·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속 맺은 결실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속에서도 '소실되지 않은' 성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기업은행은 2018년 9월 동유럽 폴란드 최대 상업은행인 PKO은행과 외환, 국제금융, 투자금융(IB) 협력 등을 위해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업은행이 폴란드 대표사무소 개설 계획을 밝힌 것도 이때였다. 이후 1년여 만에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탓에 폴란드에도 전쟁 피해가 직간접적으로 발생하자 사무소 개설 계획을 미뤘다. 지속적으로 현지 상황과 관련자들의 의사를 타진한 결과 4년 4개월 만에 폴란드 금융당국에 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 3명의 행장, 역할 분담 빛나다
'행장 3명의 합작품'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업은행은 김도진 전 행장 시절인 2018년, 폴란드 등 동유럽 진출 중소기업의 현지 금융지원 거점 확보를 위해 폴란드 진출을 결정했다. 2020년 취임한 윤종원 전 행장은 해외 국가들을 방문할 때마다 폴란드 현지 상황을 점검했으며, 올 1월 기업은행 수장이 된 김성태 행장은 규정과 절차대로 차질 없이 사무소 설립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CEO가 현지통화 대출, 외환거래 등과 관련한 금융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속도감 있는 영업조직 전환을 주문했다"며 "현재 브로츠와프에 준비위원 1명을 파견 중이며, 현지 직원 채용 등 증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