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생명·화재 본사. [사진 삼성생명]](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102/art_16732563932802_333f8b.jpg)
[FETV=장기영 기자] 국내 생명·손해보험업계 1위사 삼성생명, 삼성화재가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의 영업력 강화를 위해 수백억원을 쏟아붓는 물량공세에 나섰다.
‘제판(제조+판매)분리’에 이어 대형 GA를 인수한 한화생명의 파격 행보로 보조 조직에 머물렀던 자회사형 GA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전속 보험설계사 영업에 한계를 느낀 삼성 보험계열사도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자회사형 GA 삼성화재금융서비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3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삼성화재금융서비스는 2016년 3월 삼성화재가 지분 100%를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소속 설계사 수는 4100여명으로 업계 10위 규모다.
이번 출자는 삼성화재금융서비스의 영업 인프라를 개선해 안정적 운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화재금융서비스는 설계사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후화된 전산장비를 교체하고 영업지원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 내부 수수료, 시상 제도를 개편하는 방식으로 설계사들의 영업을 독려해 생산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제휴 보험사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삼성화재금융서비스는 삼성화재, 삼성생명의 보험상품만 판매하고 있다.
앞서 계열사 삼성생명도 지난해 11월 자회사형 GA 삼성생명금융서비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400억원을 출자했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삼성생명이 2015년 5월 지분 100%를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지난해 추가 출자에 따라 누적 출자액은 총 800억원으로 늘었다.
삼성생명의 출자는 외부 영업조직 영입을 통한 삼성생명금융서비스의 조직 확대와 영업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7월 중소형 GA 다올프리에셋과 조직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가 특정 GA의 지사가 아닌 단독 GA를 양수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2021년 말 유니온사업추진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외부 영업조직 영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5월에는 라이나금융서비스의 8개 지사를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서울 여의도 63빌딩 한화생명 본사. [사진 한화생명]](http://www.fetv.co.kr/data/photos/20230102/art_16732599847391_804378.jpg)
삼성생명, 삼성화재가 이 같이 자회사형 GA 키우기에 나선 것은 국내 보험 판매 시장이 GA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전속 설계사를 통한 영업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실제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10개 종합 손보사의 지난해 1~3분기(1~9월) 원수보험료 74조7220억원 중 대리점채널 원수보험료는 36조4249억원(48.7%)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생보업계 2위사 한화생명이 제판분리와 대형 GA 인수를 통해 거대 GA 연합을 결성하면서 자회사형 GA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과거 자회사형 GA는 전속 설계사 조직의 보조 조직으로, 전속 설계사가 다른 보험사나 GA로 이탈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판매 시장 재편과 함께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분리 움직임이 가속화하면서 핵심 영업 창구로 급부상했다.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 2021년 4월 대형 생보사 중 최초로 제판분리를 단행하면서 초대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했으며, 이전부터 대형 GA 한화라이프랩을 운영해왔다. 최근에는 업계 6위권 대형 GA 피플라이프 인수를 완료해 총 3개 GA, 설계사 2만4000여명을 거느리게 됐다.
한화생명은 디지털 기반 영업지원 플랫폼과 차별화된 상품을 앞세워 GA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생명, 삼성화재가 자회사형 GA 영업조직을 확대하고 영업지원 시스템 개선에 나선 것은 이러한 한화생명의 움직임을 의식한 조치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GA업계 관계자는 “GA가 보험 판매 시장의 핵심축으로 떠오르면서 자회사형 GA에 대한 보험사들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며 “각 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 삼성화재도 한화생명과 계열 GA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