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일부 인디게임들이 억대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업계와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부 인디게임은 크라우드 펀딩에서 최대 9억2000만원에 달하는 모금액을 달성한 바 있다. 목표 펀딩 금액은 적게는 몇 백만원, 많게는 몇 천만원 대지만 대부분의 게임이 목표금액을 초과 달성했으며, 한 게임은 목표금액을 2900% 초과하기도 했다. 이렇게 억대 모금 게임들은 힐링과 로맨스라는 공통된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웹소설 시장의 유행 키워드가 인디게임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인디게임 개발자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개발비다. 인디 게임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많은 1인 개발자 및 개발팀이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일부는 개발비 부족으로 출시가 무산되는 일이 많았다. 이에 인디개발자들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개발비를 확보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게임의 청사진을 보고 게이머들이 미리 게임을 구입하는 방식이다. 이에 가발사들은 개발비를 충당함과 동시에 확실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크라우드 펀딩 인디게임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게임 패키지의 구성에 있다. 게임만 포함된 패키지부터 각종 굿즈가 포함된 패키지까지 다양한 구성을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부 게임의 경우 목표치를 초과할 때마다 새로운 굿즈나 특전을 얹어주기도 한다. 오르골이나 피규어같은 실물 굿즈뿐만 아닌 구매자의 이름을 게임 내에 삽입하기도 한다. 게이머들의 수집과 소장 욕구를 충족함과 동시에 구매자들에게 투자금에 비례하는 확실한 보상을 약속하는 것이다. 이에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약 10만원에서 3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패키지를 선택하는 추세다.

이러한 전략 덕에 많은 게임들이 목표금액을 초과 달성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지난해 말 펀딩을 시작한 동인 서클 ‘대인배들’의 여성향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어이쿠 왕자님’은 현재 목표금액의 1126%를 초과한 9억 4000만원을 모금했다. 이미 펀딩을 종료한 게임들에서도 억대의 모금을 성공한 게임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추리 여성향 비주얼 노벨 ‘탐정뎐’은 목표금액 700만원을 훌쩍 넘은 2억원을 모금했다. 목표금액의 약 2863%에 달하는 금액으로 현재 텀블벅에서 가장 높은 초과율이다.

이뿐 아니다.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퍼즐 어드벤처 게임인 ‘오구와 비밀의 숲’은 1억9000만원을 모금했으며, 연애 시뮬레이션인 ‘신도 야근을 하나요?’와 ‘솔티 하운즈’, 견습 마녀의 일상을 그린 RPG ‘숲속의 작은 마녀’ 등도 모두 억대의 후원금을 모금했다. 대부분의 크라우드 펀딩 목표금액은 적게는 몇 백만원, 많아도 몇 천만원대라는 점에서 억대의 모금액은 게이머들의 관심이 높다는 증거다.

특히 억대의 모금액을 달성한 게임들은 대부분 ‘힐링’과 ‘로맨스’가 주요 키워드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작품이 대부분 MMORPG, FPS, 액션이 주류로 자리잡은 것처럼 인디게임 시장에서도 힐링과 로맨스라는 키워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디게임 시장의 흐름이 웹툰과 웹소설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현재 웹툰, 웹소설 시장은 로맨스 혹은 로맨스판타지 장르가 한 축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이에 웹툰과 웹소설의 특징을 모두 지닌 로맨스장르의 비주얼 노벨이나 연애 시뮬레이션의 수요가 함께 높아졌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인디 게임은 메인 장르의 변화가 빠른 편이다. 2022년 초에는 로그라이크 장르가 큰 인기를 끌었다면, 현재는 로맨스 장르가 급부상하고 있다”며, “인디게임 시장은 규모가 작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업계와 게이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디게임은 이제는 게임시장의 허리를 담당할 정도로 올라온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