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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창업회장 이병철 35주기, 범삼성가 용인行

‘쌀’ 사업으로 시작 지금의 ‘반도체’까지
‘사업보국’, 삼성‧CJ‧신세계에 DNA 심어
11월 19일 35주기, 하루 앞당겨 추도식

 

[FETV=김수식 기자] 호암 이병철. 한국 기업 역사는 물론 대한민국 경제사를 돌아볼 때 결코 빼 놓을 수 없는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삼성그룹의 창업회장이다. 대한민국 전자, 반도체 산업을 일으킨 주역으로 삼성물산, 제일제당을 시작으로 수 많은 기업을 일으켰다. 이 창업회장이 시작한 기업들은 훗날 삼성전자, CJ, 신세계, 한솔 등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들로 자리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행히 나는 기업을 인생의 전부로 알고 살아왔고 나의 갈 길이 사업보국(事業報國)에 있다는 신념에도 흔들림이 없다.” - 1976. 11. ‘나의 경영론’(전경련회보)

 

이 창업회장은 ‘모든 것은 나라가 기본이다. 나라가 잘되어야 기업도 잘되고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다’며 기업을 통해 국가와 사회, 더 나아가 인류에 공헌하고 봉사한다는 의미의 ‘사업보국’을 제1의 경영철학으로 삼았다. 인간을 존중하고 개인의 능력을 최대치로 기르는데 온 정성을 기울여서 훌륭한 인재를 육성하고 사회와 국가 속에서 책임을 다하도록 ‘인재제일’의 경영이념을 펼쳤다.

 

첫 사업 아이템은 ‘쌀’이었다. 1934년 이 창업회장은 선친에게 사업의 뜻을 전하고 연수확 300석의 토지를 사업자금으로 받는다. 경남 일대의 농산물이 모이는 최대 집산지인 마산이 도정능력이 부족하다는데 착안해 정미사업을 하기로 한다. 사업규모를 키워 일본인 상인들과 경쟁하기 위해 동업자 둘을 더 모아 ‘협동정미소’라는 상호로 출발했다. 1936년 정미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은 그는 매물로 나온 ‘마산 일출 자동차회사’를 인수해 운송회사를 경영했다.

 

사업이 탄탄대로 가지만은 않았다. 중일전쟁의 발발로 은행의 대출이 중단되고 토지시세는 폭락하여 토지 투자사업은 감당할 수 없는 실정에 이르게 된다. 이 창업회장은 모든 전답과 정미소, 운수회사를 처분하고 부채를 청산하고 나니 수중에 전답 10만평과 현금 2만원이 남는다. 모든 것이 사업 출발 시점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실패를 딛고 1938년 3월 경북 대구시 서문시장 근처 수동에서 250평 규모의 점포, 삼성상회를 개점했다. ‘삼’의 三은 큰 것, 많은 것, 우리 민족이 좋아하는 숫자고, ‘성’의 星은 밝고 영원히 깨끗이 빛난다는 뜻으로, 종합해서 ‘크고 강력하고 영원하라’는 의미를 담았다. 삼성상회는 청과류와 건어물 등을 만주와 중국까지 수출하며 사세를 늘려갔다. 이 회사는 삼성물산의 모태가 됐다.

 

이뿐 아니다. 이 창업회장이 시작한 사업은 오늘날 대한민국 대표 기업으로 설립했다. 1953년 설립,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적 생산시설을 갖춘 ‘제일제당공업(현 CJ제일제당)’은 CJ그룹의 모태가 됐다. 1969년 전자산업의 미래를 점치고 ‘삼성전자공업’을 설립한다. 이 회사는 이후 반도체, 컴퓨터 등 산업용 제품개발에도 주력하여 꾸준한 기술의 성장을 통해 삼성그룹은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상위급 계열사로 성장했다. 신세계와 한솔그룹도 범삼성가다.

 

대한민국 기업의 기틀을 만든 이 창업회장은 1987년 11월 19일 별세했다. 오는 19일이 35주기다. 추도식은 하루 앞당겨 18일에 경기도 용인 선영에서 열린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을 비롯해 범삼성 계열 그룹들은 올해도 시간을 달리해 용인 선영을 찾을 전망이다. 삼성에서는 손자인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아들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등과 함께 오전에 용인 선영을 찾을 예정이다. 오후에는 CJ그룹 경영진이 참배할 예정이다. 이재현 회장은 예년처럼 추도식과 별도로 서울에서 호암의 제사를 지낼 것으로 알려졌다. 호암의 외손자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도 이날 선영을 찾을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사장단도 선영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