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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경제 혹한기' 1년 더 간다

한은, 연내 '빅스텝' 가능성...미, 인플레 전쟁으로 내년 금리 4.6%
드리워진 '경기 침체'...취약차주·한계기업 부담 가중 불가피

 

[FETV=권지현 기자] "Winter is coming."(겨울이 오고 있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으로 유명해진 이 대사가 국내 경제 상황에서 떠날 줄 모르고 있다. 기준금리가 1년 새 큰 폭으로 올라 자산, 소비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경기 혹한기'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한국 기준금리 0.25%포인트(p) 인상의 전제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전제조건 변화가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한 후 기준금리 인상폭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이 총재는 올해 남은 10월과 11월 두 번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25%p 인상할 것이라 시사했다. 하지만 이번 발언으로 더 큰 폭으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7월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한은이 내달 추가적으로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전달한 것이다.

 

한은이 입장 변화를 밝힌 것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크게 올린 영향이다. 미 FOMC는 지난 21일 오후(현지시간) 40년 만에 최고치로 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기존 2.25~2.50%인 기준금리를 3.00~3.25%로 0.75%p 대폭 인상했다.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이다. 올 들어서만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밝은 덕분에 미 금리는 지난 5월 기존 0.75~1.00%에서 3%대로 훌쩍 뛰었다.

 

문제는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까'이다. 미 연준은 이날 FOMC 위원 17명의 금리 전망치도 공개했는데, 이들은 올해 연말 4.4%, 내년에는 4.6%로 올려 잡았다.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고 내년에도 계속 올릴 것이란 뜻이다. 한국이 미국보다 금리가 0.75%p 낮아진 데다 미국이 내년 4% 중반대를 넘어서는 기준금리를 '선언'한 만큼 한국도 2023년까지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발 긴축 공포가 한국 금리 인상 속도에 불을 붙이면서 고통의 강도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한 번에 0.5%p 금리가 오르면 가구당 연간 이자를 50만원 더 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는 "기업 신용(빚)의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외 경기 둔화, 대출금리 인상, 환율·원자재가격 상승 등 경영 여건이 나빠질 경우 기업 전반의 이자 상환 능력이 약해져 올해 한계기업 비중은 전년보다 상당폭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계기업'은 재무구조가 부실해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해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말한다. 

 

무역적자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내년 한국 경기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0.75%p 올리며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1.7%에서 0.2%로 1.5%p나 대폭 내렸다. 사실상 '제로 성장'을 선언한 것으로, 물가를 잡기 위해 성장을 희생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우리나라 수출의 15%를 차지하는 큰 시장인 만큼 미국이 성장을 멈추면 수출로 경제를 지탱하는 우리 경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미 지난 4월 이후 5개월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진짜 위기'가 올해가 끝이 아니라 내년까지 지속될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1.2%로 전망, 석 달 전보다 확 낮춰 잡았다. 실업률은 치솟고 소비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미 실업률 전망치는 3.8%이지만 내년엔 4.4%로 오를 것이라 예상했으며, 개인소비지출 상승률은 올해 5.4%에서 내년 2.8%로 대폭 낮춰 잡았다.

 

국내 성장률 둔화는 이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은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2%, 2.3%로 낮춰 전망했다. 미국발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 전망치는 이 수치보다 내려갈 확률이 높다.

 

이정연, 최병욱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1년 새 국내 기준금리가 1.75%p 오르며 대출금리는 같은 기간 1.50~2.50%p 이상 상승해 기업의 이자비용 부담이 증가했다"며 "과거 대비 취약기업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